[시대데스크]6·3 지방선거에서 절대 찍으면 안 되는 후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킹덤 오브 헤븐'(2005년)의 결말부 장면이다. 1187년 십자군과 이슬람 연합군이 실제로 벌인 '예루살렘 공방전'이 배경이다. 여기서 승자는 쿠르드족 출신의 이슬람 영웅 살라딘(살라흐 앗 딘), 패자는 프랑스 대장장이 출신의 발리앙이었다.
영화에서 발리앙은 협상을 끝내고 돌아서는 살라딘에게 묻는다. "예루살렘에 무슨 가치가 있나?(What is Jerusalem worth?)" 살라딘은 처음에 "없다(Nothing)"고 시큰둥하게 답한다.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서 두 주먹을 들어보이며 덧붙인다. "모든 것(Everything)"
만감이 교차하는 장면이다. 8차례에 걸친 십자군 전쟁부터 현대 중동전쟁까지. 역사 속 수많은 비극들이 예루살렘이란 한 도시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종교와 신념, 지도자의 욕망과 정치적 성취가 이런 희생을 정당화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일까.
#2. 이란의 1000리알 지폐 뒷면에는 2020년까지 예루살렘 '바위의 돔'(황금 돔)이 그려져 있었다. '예루살렘 수복'이라는 이란 신정체제의 목표를 상징한다.
바위의 돔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승천했다고 알려진 바위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졌다. 이슬람에서 메카,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 성지로 꼽히는 '알 아크사 모스크'(은색 돔)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예루살렘 바위의 돔을 지폐에 그린 나라는 비단 이란 뿐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요르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스라엘 절멸을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는 곳은 이란 뿐이다.
'사탄'인 이스라엘이 이슬람 성지인 '알 쿠드스'(예루살렘)을 점유하고 있는 건 이슬람에 대한 모독이라는 게 이란 신정 지도부의 인식이다. 레바논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 예멘 후티반군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괴롭혀온 이유다.
자국을 겨냥해 핵무기까지 개발 중인 이란을 이스라엘이 적대시하는 건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가 개인적 욕망을 위한 도구로 전쟁을 선택하는 건 다른 얘기다.
#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친형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손에 잃었다. 1976년 '엔테베 사건' 당시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유일한 사망자가 요나단 네타냐후 중령이었다.
당시 승객 24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여객기를 납치해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테러리스트들은 이스라엘에 수감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새벽을 틈 타 공항을 습격, 납치범 전원을 사살하고 인질 102명을 구출했다. 그러나 현장 지휘관이었던 요나단은 공항 관제탑에서 쏜 총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네타냐후라는 강경파 우익 정치인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2월28일 TV 연설에서 "40년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불구대천 원수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뒷배인 이란 신정체제를 미국과 손잡고 붕괴시키는 게 그의 숙원이었다.
네타냐후가 전쟁으로 얻은 건 이뿐만이 아니다. 뇌물 수수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는 전쟁 전까지 '사법부 무력화' 입법 시도로 인해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대 시위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공습 직후 지지율은 급등했고, 연정 붕괴 위험은 사라졌다. 10월27일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가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빠진 시점에 공습이 시작된 게 과연 우연일까.
전쟁 개시 이후 어린이를 포함해 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네타냐후가 설계하고 주도한 이 전쟁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내릴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린 또 한 번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 등을 뽑는다. 누굴 뽑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어떤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할지는 분명하다. 재선 등 자신의 욕망을 위해 공동체를 희생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다. 그게 누군지 모르겠다면 '자기애'(나르시시즘)가 가장 강한 사람을 찾으면 된다.

이상배 부국장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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