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위기를 기회로”… 中 ‘수소 인프라 구축’ 드라이브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2026. 3. 2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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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버스에는 전기보다 수소차가 효율적이죠."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 수소기술 및 장비 전시회(HEIE)' 현장.

주최 측은 "중국 국제석유기술장비 전시회(CIPPE)와 함께 열려 전 세계 약 2000개 기업이 참여했다"며 "유럽,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수소에너지 산업 박람회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수소에너지를 양자 기술, 바이오 제조 등과 함께 앞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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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국제 수소 기술-장비展’ 르포
에너지 위기속 세계 2000개社 참여
中 ‘수소 굴기’ 파격 지원책도 발표
韓 9곳 참여, 수소 플랫폼 모듈 선봬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2026 베이징 국제 수소기술 및 장비 전시회’가 열렸다. 관람객들이 수소트럭 생산업체 ‘Hybot’의 제품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국에서도 대체 에너지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장거리 버스에는 전기보다 수소차가 효율적이죠.”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 수소기술 및 장비 전시회(HEIE)’ 현장. 루마니아 운송업체의 조달 담당자 안드레이 씨는 수소 충전 장비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는 “루마니아는 아직 수소 상용화 초기 단계”라며 중국의 수소 인프라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번 박람회는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 속에 열려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이날 현장에는 러시아, 독일 등 유럽에서 온 관계자가 많았다. 주최 측은 “중국 국제석유기술장비 전시회(CIPPE)와 함께 열려 전 세계 약 2000개 기업이 참여했다”며 “유럽,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수소에너지 산업 박람회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수소에너지를 양자 기술, 바이오 제조 등과 함께 앞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수소 생산 국가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약 4만 대, 수소 충전소도 574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수소 에너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세운 쌍탄소(탄소 배출 정점 및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내륙의 사막지대에서 태양광 등을 통해 막대한 전력을 생산한다. 하지만 전력생산에 계절·시간적 제약이 많고, 산업현장의 에너지원으로 직접 쓰기 어렵다는 게 단점. 27일 한중 수소교류회에 발제자로 나서는 베이징 금문법률사무소 탄소중립 및 ESG 연구센터의 한승훈 박사(중국 환경법)는 “수소는 친환경 전력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중국 당국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열쇠”라고 했다.

최근 중동발 유가 급등 사태가 중국의 ‘수소 굴기’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16일 새로운 수소 관련 지원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수소 소비자 가격을 kg당 25위안(약 5450원) 이하로 낮추는 게 핵심. 현재 1만∼1만5000원 수준인 한국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방정부에는 최대 16억 위안(약 3500억 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사태가 수소 경제의 타이밍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고 19일 전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집중 육성한 것처럼 이번 중동 위기를 계기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수소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

수소 산업은 올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양국의 신경제협력의 대표 분야로 꼽힌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한국 기업 9곳 중 하나인 라이트브릿지는 수소 생산과 충전이 모두 가능한 수소 플랫폼 모듈을 선보였다. 주차장 한 칸 정도 크기에서 하루 평균 수소차 5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를 생산한다. 김종훈 라이트브릿지 대표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나 연료전지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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