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수출 전면 통제 나선 정부… 업계는 "효과 미미" 지적

박민식 2026. 3. 2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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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낸 나프타 수출이 27일부터 제한된다.

나프타 관련 기업들은 생산·재고 등을 매일 정부에 보고해야 하고, 수급 조정 권한도 정부가 갖는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경질나프타가 많이 필요한데, 수출은 주로 중질나프타(벤젠·톨루엔·자일렌 등으로 분해돼 페인트나 스프레이 등의 제조에 쓰임)인 점도 내수 전환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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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수출제한·수급안정 규정' 고시
27일 0시부터 시행... 수출 원칙적 금지
"예외적인 경우 정부 승인 후 수출 허용"
생산량의 11%만 수출... 업계 "효과 미미"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26일 전남 여수시 국가산업단지의 석유화학공장들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낸 나프타 수출이 27일부터 제한된다. 나프타 관련 기업들은 생산·재고 등을 매일 정부에 보고해야 하고, 수급 조정 권한도 정부가 갖는다. 특단의 조치에도 업계는 수출 물량 자체가 원래 적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안정을 위한 규정'을 고시하고 27일 0시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공급망법과 석유사업법 등에 근거한 이번 조치는 24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대통령 승인을 받았다. 산업부는 "나프타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사용하는 석유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로, 산업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그중 중동산 비중이 77%라 전쟁에 따른 수급 영향이 큰 품목"이라고 말했다.

①수출 제한은 이날부터 5개월간 시행한다.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든 나프타 수출은 금지되고, 내수로 전환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설비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수출이 허용되고, 국내 사용하는 나프타는 수출이 제한된다"며 "장기 수출 계약된 물량도 금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 제한에 따른 기업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②나프타를 생산(정유사)하거나 활용(석유화학사)하는 기업들은 매일 낮 12시까지 산업부 장관에게 나프타 생산·도입·사용·판매·재고 등 관련 사항(전일 기준)을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③매점매석도 금지된다. 정유사의 주간 반출비율(반출량/생산량)이 합리적 사유 없이 전년도 전체 기간 대비 20% 이상 줄어드는 경우 산업부 장관이 판매, 재고 조정 등을 명할 수 있다.

④정부가 수급을 조정할 수도 있다. 산업부 장관이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을 명령할 수 있고,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도입한 나프타를 특정 석유화학사에 공급하도록 할 수 있다.


업계 "단기 도움... 근본 해결책 아냐"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도움은 되겠지만 효과가 미미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나프타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서다. 한국석유공사와 석유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외로 수출된 국산 나프타는 총 3,986만 배럴이었다. 국내 나프타 소비량(4억4,683.4만 배럴)을 고려하면 10%가 안 될 정도로 적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공급에 도움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도 "물량이 부족하니까 가수요가 발생해 공급난이 심화했다"며 "정부 조치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경질 나프타 필요한데, 수출은 중질 나프타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경질나프타가 많이 필요한데, 수출은 주로 중질나프타(벤젠·톨루엔·자일렌 등으로 분해돼 페인트나 스프레이 등의 제조에 쓰임)인 점도 내수 전환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산업부 관계자도 "우리는 경질을 많이 쓰고, 중질은 일부 쓰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군에 따라 필요한 원료(나프타)가 다르다"며 "스펙이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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