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일부터 5부제’, 공무원 입장 너무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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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취재진이 시·군 출근길을 살폈다.
시행 통보가 전날에야 시·군에 하달됐다.
수원특례시 정문에 공무원 10여명이 도열했다.
전산화 시스템은 5부제 통제에서 중요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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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취재진이 시·군 출근길을 살폈다. 차량 5부제 첫날인 25일 오전이었다. 시행 통보가 전날에야 시·군에 하달됐다. 수원특례시 정문에 공무원 10여명이 도열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3번·8번 운전 휴무를 알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운휴 차량들은 계속 들어왔다. 시가 통제 방안을 미처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산하기관은 자체 5부제를 준비했다. 4월1일 시행의 스티커까지 만들었다. 칭찬받을 구상이지만 뒤죽박죽됐다.
수원특례시 행정은 잘못이 없다. 화성특례시, 평택시 등도 취재했다. 사정이 같았다. 전날 오후에 내려온 긴급 공지다. 전산화 시스템은 5부제 통제에서 중요한 조치다. 이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결국 공무원들이 정문에서 안내하는 상황이 됐다. 대민 행정 서비스에는 큰 차질이 없다. 업무 처리에도 거의 지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공무원들도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다.
대체 교통 수단을 강구할 틈을 줘야 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거주지가 있다. 셔틀·카풀 등이 대안으로 준비돼야 한다. 그러려면 최소한 소통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게 생략된 ‘벼락 통보’였다. 탄력·유연 근무도 필요할 수 있다. 시차제 출근이나 재택 근무가 그 방법이다. 행정 조직 내에서 조율이 있어야 한다. 반나절로 정리될 일이 아니다. 결국 공무원들은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통보만 받았다. 정부도 알면서 이런 것이다.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혹시 ‘전쟁 대처’라는 점을 이유로 말할 것인가. 말이 안 되는 변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부제’를 공개적으로 밝힌 날짜가 있다. 3월17일이다.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공공 부문 의무화가 검토됐다. 그 어느 시점에서 계획을 하달했으면 좋았다. 하지만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3월23일께야 통보됐다. ‘내일부터 시행하라’는 긴급 통보였다. 여기에 무슨 은닉·긴급성이 있다고 이러나.
공무원의 기본적인 근무 환경을 무너뜨렸다. 그래야 할 명분이나 시급성도 없다. 예측 가능한 근무환경은 공무원의 핵심 복지다. 전날 통보, 당일 시행식 업무 지시는 청산해야 할 구시대 명령 행정이다.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초과노동을 유발하는 문제다. 행정 혼선을 키우는 구조적 문제다. 정책의 정당성은 목적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확보돼야 한다. 최소한의 준비 기간과 현장 여건을 반영하지 않은 지시는 ‘지시’가 아니라 ‘부담 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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