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지인에 간 까르띠에 시계… 본인 전달은 아직 확인 못해
전 의원, 통일교 천정궁 찾았지만
직접 받았다는 물증은 없는 상태
지인이 시계 수리 맡긴 경위 조사
‘정교(政敎)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에서 700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받은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시계 전달 경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구입한 이 까르띠에 시계가 전 의원의 지인에게 건너간 것까지는 확인했다고 한다. 전 의원이 통일교 측에서 시계를 받아 지인에게 맡겨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 의원이 “시계를 포함해 불법적인 금품을 단 한 번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수본이 혐의 입증에 애를 먹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전 의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명품 시계를 까르띠에 ‘발롱블루’ 모델로 특정했다. 통일교는 지난 2018년 교단 고위 인사들에게 줄 선물용으로 까르띠에 시계 10여 점을 구입했는데, 그중 하나가 전 의원 측에 흘러간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이 까르띠에 시계는 2018년 구입 당시 700만원대였으나, 현재는 1200만원대로 가격이 올랐다.
전 의원은 2018년 8월쯤 통일교 정선교회장인 박모 목사와 함께 경기 가평군 천정궁을 찾아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났다. 통일교가 시계를 대량 구입한 이후다. 박씨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으로, 친노계 출신인 전 의원 등 민주당 인사를 통일교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전 의원이 한 총재와 면담한 이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의원 측에 까르띠에 시계를 선물로 줬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통일교 측이 숙원 사업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 사업’ 지원 등 청탁 대가로 전 의원 측에 시계를 건넨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하지만 윤영호씨가 합수본 조사에서 “전 의원과 같이 온 박 목사에게 까르띠에 시계를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박씨도 “전 의원과 함께 천정궁을 방문했을 때 윤씨에게 보따리 선물을 받았는데 나중에 열어보니 시계였다. 시계는 전 의원에게 전달하지 않고 지인 A씨에게 줬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한 총재는 전 의원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계가 전 의원 측에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시계를 주고받은 측이 모두 전 의원과의 접점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시계를 최종적으로 전달받은 A씨는 전 의원, 박씨 둘 다와 안면이 있는 사이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지난 19일 전 의원을 불러 18시간 동안 조사하면서 까르띠에 시계를 수수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전 의원은 “시계를 수리했다는 A씨는 통일교 측과 친분이 깊은 사람”이라며 시계는 자기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합수본은 전 의원이 박씨에게 까르띠에 시계를 받은 뒤 A씨에게 줬을 가능성, 친여(親與) 성향인 박씨가 전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계 수수 과정과 관련해 거짓말을 할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까르띠에 시계를 구매한 내역과 A씨가 시계 수리를 맡긴 기록 등을 확보해 A씨가 해당 시계를 갖게 된 과정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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