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솔 선생 고향 울산에 ‘한글 바람’ 일으켜

권지혜 기자 2026. 3. 2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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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부채작가 이동열 개인전
울산12경·울주10경 등 담은
‘곡두선 부채’ 300여점 전시
“한글로 대표되는 울산 꿈꿔”
4월4일까지 중구생활문화센터
▲ 중구생활문화센터에서 3번째 개인전 '한글바람 불어오네'를 진행하고 있는 이동열 작가가 선보이고 있는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글부채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울산의 역사를 더 많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통 한글부채공예작가 남명 이동열(68)의 3번째 개인전 '한글바람 불어오네'가 이달 24일부터 내달 4일까지 중구생활문화센터 1층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5일 찾은 중구생활문화센터. 형태도, 색깔도, 크기도 제각각인 한글부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봄바람을 일으킬 것 같은 다양한 부채의 세계에 감탄하며 이 작가의 설명을 들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울산12경, 울주10경, 울산 5개 구·군 캐릭터 등을 한글부채에 담은 작품 3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중구문화원, 중구청 등에서 총 7년간 재능기부를 통해 문화유산 해설을 해 울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 작가는 한글부채에 울산을 담으며 울산에 대해 알리고 있다.

흔히 보기 힘든 곡두선 부채인 것도 특징이다. 이 작가는 한글부채 특허 10개와 한글부채 저작권 20개를 가지고 있는 한글부채 전문가다. 대나무살을 전기 인두로 휘고 한 땀 한 땀 숨결을 새기듯 조각해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귀환을 부채 위에 표현하고 있다.

한 작품을 만드는데 2주가 걸릴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동안 비영리로 재능기부(체험활동)만 해왔을뿐 판매는 하지 않았다. 지난해 춘해보건대학교 문화관광과 학생들과 진행한 한글부채 체험에서 만든 작품들이 전시장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

울산 남구 여천동 출신으로 직장을 다니다가 허리를 다쳐 쉬게 되면서 공예를 접한 뒤, 1991년부터 본격적인 공예작가의 길을 걷게 된 이 작가는 한글의 매력을 깨닫고 2017년부터는 한글부채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자다. 울산은 한글 보편화에 가장 앞장선 외솔 최현배 선생이 계신 한글의 도시"라며 "울산에 한글로 대표될 수 있는 것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 '안중근 의사의 아픈 손가락'을 꼽았다.

이 작가는 "안중근 의사가 손가락을 자르고 피로 태극기에 대한독립이라고 쓴 역사는 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며 "안중근 의사의 손가락을 잘린 모습이 아니라 다른색(빨간색)으로 원상복구함으로써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때 한글부채를 체험용, 판매용으로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동열 작가는 "울산의 역사를 다 담았기에 이번 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한글부채 등 대나무로 만든 모든 작품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이 공간에서 재능기부로 후배들도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의 290·3666.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