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김어준과 유시민이 제압한 ‘뉴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이 반발했다
싱겁게 끝난 ‘약속대련’?
역대 대통령을 보면
가족·측근과 “결사옹위”가
위기의 근원이었다

‘뉴이재명’이 금세 사그라들 분위기다. ‘뉴이재명’이 아니라 ‘원조이재명(지지층)’들도 친노·친문,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전통적 주류 지지층과는 결이 다르긴 하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그의 ‘급진성’과 ‘실용성’ 양면에 반응해 결집하고 도지사, 야당 대표, 대통령으로 밀어 올린 이들이다. 이들은 똘똘 뭉쳐 보수 진영은 물론이고 민주당 주류 세력과 권력 투쟁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실용적 성과를 중시하고 높이 평가해 합류한 새로운 지지층이 뉴이재명이다. 탄핵 직후 조기 대선에서도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50%에 못 미쳤지만 요즘 전화 면접 정례 여론조사 지지율은 60% 선을 훌쩍 넘기고 있다. 다 ‘뉴이재명’ 덕이다. 여당 지지율도 야당인 국민의힘을 압도하고 있지만 대통령 지지율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지리멸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끌어올린 주가지수 덕도 상당하지만 일단 그런 건 제쳐놓고 보자. 민주당은 여전히 눈에 안 차지만 이재명은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대선 당시 “이제는 우리가 중도 보수로 가야 한다”던 이재명식 전략이 먹혔다. 전통적이고 좁은 ‘원조이재명’과 새롭고 넓은 ‘뉴이재명’을 결합해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고 다음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 수순이다.
민주당 원주류의 상징인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에서 정권 핵심과 검찰 고위층의 공소 취소 거래설이라는 폭탄이 터지고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격렬하게 반발했을 때가 바로 ‘뉴이재명’을 다질 기회였다. 사람들은 그 음모론의 실체 여부보다 여권이 어떻게 대응할지 눈여겨봤다. 김어준에 대한 법적 조치, 유튜브 출연 중단 주장이 분출되고 그가 “내가 뭘 잘못했냐? 무고로 싹 대응하겠다”고 적반하장으로 맞서자 긴장이 고조됐다.
하지만 그 갈등의 단초인 ‘검찰 개혁’ 법안 최종안이 정부의 애초 입장보다 민주당 법사위로 기울어진 쪽으로 발표되면서 게임이 끝났다. 그다음 날 아침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민정수석도 검찰 개혁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자랑했고 오후엔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원 여러분, 국민 여러분, 이재명 대통령을 의심하지 마시고 믿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에는 민주당 의원 7명이 줄줄이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했다.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을 둘러싼 당청의 ‘굿캅-배드캅식 갈등’은 오히려 이 대통령을 차별화시켰지만 실은 조삼모사격 약속 대련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 약속 대련에서도 김어준으로 대표되는 원주류가 정부와 뉴이재명을 완전히 누른 셈이다.
그리고 김어준에 버금가는 유시민이 다른 유튜브에 출연해 ‘ABC론’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유시민은 원주류를 가치 중심의 A그룹으로, 뉴이재명을 이익 중심의 B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는 짐짓 A와 B의 교집합인 C가 이상적이라 내세우면서도 “B는 위기가 오면 이재명에게 제일 먼저 돌을 던질 사람들”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이재명 주위의 김민석, 우상호, 정성호, 윤호중 등을 비판하고 정청래와 법사위 의원들을 추켜세웠다. 사람들 이마에 A, B 딱지를 붙인 셈이다.
사실 대통령 취임 직후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김어준의 지원을 받은 정청래가 친명 박찬대를 손쉽게 꺾었다. 친명 대표 선수로 정청래를 견제하던 김병기는 사실상 정치권에서 퇴출됐다. 이 대통령 국정 운영에 후한 점수를 주는 뉴이재명이 주목하는 김민석, 강훈식, 김용범, 김정관, 이소영 같은 이들은 김어준에게 두드려 맞거나 판에 못(안) 끼어들고 있다. 이대로면 앞으로 지방선거 경선이나 8월 민주당 전당대회도 비슷한 흐름일 것 같다.
하나 풀리지 않는 의문은 ‘도대체 이재명은 왜?’이다. 비명횡사 공천 소리 들을 만큼 내부 권력 투쟁에선 피도 눈물도 없던 이재명이, 자기 참모와 장관들을 깔아뭉개고 여당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에게는 꼼짝 못 하고 있다.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과 내통설을 유포하고 “사실이라면 탄핵 사유” 같은 말을 꺼내도 못 들은 척이다. 8년 전 방송으로 기억에서 가뭇한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노골적인 뒤끝을 보이면서도.
위기가 오면 ‘뉴이재명’은 다 떠나고 김어준과 유시민이 지켜주지 싶어서? 역대 정권들을 보면 아들, 형제, 아내, 최측근들과 “대통령은 우리가 결사옹위한다”는 사람들이 위기의 근원이었다. 위기가 오면 뉴이재명이 떠나는 게 아니라, 뉴이재명이 떠나는 게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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