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배 한척당 30억”…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법안 추진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배 한 척당 1회 통과 시마다 통행료를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수에즈 운하와 비슷한 방식으로 징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반(半)관영 파르스통신 보도를 인용해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가는 선박들에게 안전을 제공하는 대가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종안은 다음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란 의회 의원은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통제권, 감독권이 법적으로 공식 인정되고, 아울러 통행료 징수를 통해 나라에 수익원도 마련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반(半)관영 ‘이란학생뉴스통신’(이스나·ISNA) 보도에도 이런 소식이 실렸으며, 당시 기사에서 에드 라흐마트자데 의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는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의 통행료 부과와 마찬가지로 “주권적 권리”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중동 뉴스와 에너지 뉴스 전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전쟁 비용 보전”과 “안보 유지 비용”을 명목으로 삼은 이 법안이 실제로 통과돼 시행될 경우 이란이 받으려는 선박 1회 통행료는 약 200만 달러(3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만도 약 3200척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 구상이 그대로 현실화한다면 이 선박들이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이란은 약 64억 달러(9조6000억 원)에 이르는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현 단계에서 통행료에 대한 직접 언급은 부각하지 않고, 이란 당국과 “조율”하는 “비적대적” 선박들은 통항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국제기구들에 보낸 공식 서한과 국내외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밤 인도의 영어 TV 뉴스채널 ‘인디아 투데이’ 인터뷰에서 “이란에 부과된 전쟁 상황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한 일련의 조치가 시행 중”이라며 “이런 침략 행위와 무관한 다른 국가들은 안전하고 확실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이란 당국과 필요한 조율을 거친 후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국영 영어·프랑스어 매체 ‘프레스TV’는 25일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유권 인정과 함께 여러 주에 걸친 전쟁에 따른 손해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원한다는 이란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비적대적” 선박들은 이란 당국과 조율을 거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다.
이런 이란 정부의 입장은 이란을 공격한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공격에 협조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국 등을 제외하고 중국, 인도 등 “비적대적” 국가들의 선박에 대해서는 통행료를 받고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26조와 제44조에 따르면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서는 모든 선박에 통과 통행권이 보장되며, 영해 내에서도 통과 자체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는 없고 외국 선박을 위해 제공된 특정 서비스의 대가로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이란, 미국, 이스라엘은 이 협약의 당사국이 아니다.
이란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 운항 대가로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자셈 모하메드 알-부다이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지나가는 대가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부다이위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걸프 아랍 6개국의 블록을 이끌고 있다.
유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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