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이란대사 “미국과 엮인 한국 선박, 호르무즈 통과 불가”

“사전 협의용 선박 정보 제공 요청”
이란 의회는 통행료 징수법 추진
‘선박당 1회에 30억원 부과’ 거론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사진)가 26일 “한국 선박의 제원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란 군과 관계 당국의 조율 및 검토를 거쳐 해당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박이 미국 기업과의 거래 관계가 있으면 해협 통행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쿠제치 대사는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을 제외하고 해협 항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해협 안에 갇혀 있는 한국 배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쿠제치 대사는 “현재 미국 기업들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전시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라며 원유 등을 적재한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일종의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기업 및 유전 개발에 투자한 미국 기업과 주주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쿠제치 대사는 ‘한국이 페르시아만에서 갖고 오는 석유·가스는 미국 회사가 투자한 유전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재 항해가 불가능하단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쿠제치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도 지원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와 관련해 “한국이 이 지역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태에 동참하지 않고, 이러한 실패의 공범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에즈 운하와 비슷한 방식으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21일 이란 의회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받는 법안이 마련됐다고 반관영 이란학생뉴스통신(ISNA)이 전했다. ‘안보 유지 비용’을 명목으로 삼은 이 법안이 통과할 경우 이란 정부가 받으려는 선박당 1회 통행료는 약 200만달러(3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연·윤기은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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