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 너도나도 목표는 우승…“가을 점퍼 미리 사두세요”

LG 등 8개 팀 일제히 손가락 한 개
염경엽 감독, 불펜 강화에 자신감
한화 김경문 “타자들이 더 힘내야”
롯데·키움, 현실적 목표 ‘가을야구’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2026시즌 출발선에서 각오를 다졌다.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팬 페스트에서 올 시즌 순위 목표를 손가락으로 표현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LG를 포함해 8개 팀은 일제히 손가락 한 개를 들어 보였다. 겸손함을 지운 감독들의 과감한 목표 설정이 두드러졌다. 어떤 팀에는 개막을 앞둔 현시점에서 ‘이상’에 가까운 목표일 수도 있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전력차가 크지 않다는 판단 속에 ‘우리도 한 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도 읽을 수 있다.
전력상 ‘1강’으로 평가받는 LG 염경엽 감독은 “2026년 2연패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선수들과 함께 준비를 열심히 했다. 우리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겠다”고 우승 의지를 표현했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은 “올해는 다른 시즌보다 불펜에 많은 자원을 가지고 시작하는 시즌”이라며 유영찬, 장현식, 함덕주, 이정용, 김영우 등 다양해진 옵션으로 채워진 불펜 업그레이드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 시즌 LG와 만난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든 한화도 다시 대권에 도전할 기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해 투수 쪽에서 승리를 많이 따냈다면, 올해는 타자들이 힘을 내야 하는 시즌”이라고 했다. 선발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팀을 떠났지만, 자유계약선수(FA) 강백호와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더한 타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리그 최고 타선을 업그레이드한 박진만 삼성 감독도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매 경기를 강한 집념으로 치를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왕조’ 시절 멤버인 베테랑 최형우 재영입은 단순한 타순 강화 이상을 기대케 한다. 박진만 감독은 “최고참 최형우가 선수들을 편하게 대하면서 야구에 전념할 수 있게 팀 환경을 잘 조성했다. 그런 힘이 크게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통합우승을 달성했다가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쓴맛을 본 이범호 KIA 감독 역시 손가락 하나를 펼쳤다. “2년간 영광과 좌절을 다 경험했다”는 이범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밥만 먹고 수비 훈련을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간절함을 모아 완벽한 시즌을 준비했다”고 독기를 드러냈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는 ‘가을야구’ 복귀를 재조준했다. FA 시장에서 김현수, 최원준 등을 라인업에 채운 이강철 KT 감독은 “새로운 주전급 선수들로 뎁스가 강해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이숭용 SSG 감독은 “우리가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가장 오래 끝까지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9위로 마친 두산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김원형 감독은 팀을 ‘허슬두’로 재무장시켰다. 그는 “두산 명가 재건을 이루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외국인 1선발 라일리 톰슨이 부상으로 개막전 선발 등판이 무산되는 악재를 만난 부임 2년차 이호준 NC 감독은 “작년 마지막에 9연승하면서 원팀의 모습이 보였다”며 “개개인의 뛰어난 실력보다는 한마음, 원팀으로 2026년 시작부터 팀컬러를 보여준다면 분명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고 원팀을 재차 강조했다.
롯데와 키움은 현실적인 목표에 시선을 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손가락 4개, 설종진 키움 감독은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오프시즌에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렸던 롯데는 시범경기 1위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해 선수들이 많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범경기를 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좋은 흐름을 시즌까지 가져가서 ‘가을야구’에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선 세 시즌 최하위였던 키움은 올해도 최약체 전력으로 꼽힌다. 설종진 감독은 “올 시즌 작전 야구를 많이 펼칠 것이다. 희생번트도 많아질 것이고 실패하더라도 진루타를 치는 ‘희생 정신’을 강조하는 팀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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