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대구 “윤어게인이냐, 뉴이재명이냐”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권력 수뇌부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명분은 늘 비슷하다. 핵무장 위협, 테러 지원, 불안정한 정세 등 말은 그럴듯했다.
핀셋처럼 몇명만 제거하고 이란에 민주화를 가져오면 된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전쟁은 벌써 한 달째 이어지고 있고, 불길은 주변 국가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미국을 더 이상 최강국도, 세계의 경찰국도 아니라고 비판한다. 이란에 민주화를 가져오기는커녕, 호르무즈 해협만 봉쇄됐다. 원유 수입국들은 모두 경제적 피해를 호소한다. 트럼프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여러 국가에 파병을 요청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국가는 없다. 권력이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늘 같은 자리에 같은 청구서를 내민다. 명분 없는 힘은 오래가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며 불법계엄을 선포했다. 탱크는 도심을 향했고, 국회의사당에는 군인들이 진입했다. 한 사람의 공포와 오만 앞에 나라가 흔들렸다. 세계가 놀랐고, 우리 역시 경악했다. 명분 없는 보수 권력의 민낯에 모두가 말을 잃었다.
트럼프와 윤석열은 착각했다. 자신만은 해낼 수 있다는 나르시시즘과 정세에 대한 무지가 낳은 결과는 초라했다. 트럼프는 임기 중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고, 올해 중간선거 전망도 불투명하다. 바로 레임덕이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은 탄핵되어 수의를 입은 채 교도소에 있다. 교도소의 처우에 불만을 표했다는 보도까지 나온다. 기가 막힌 코미디다. 그리고 그 무대를 만든 것은 검증 없이 박수를 보낸 권력 추종 팬덤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 한 인간만의 문제였을까?
외부에서 아무리 조언해도 듣질 않는다. 서문시장을 찾아가면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환호해주는데, 굳이 쓰디쓴 충고를 들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악수가 이어지며, 박수 소리가 시장 골목을 가득 채운다. 어제까지 어떤 정치를 했는지,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임기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묻지 않는다.
그저 반기고, 우리 편이라 믿고, 묻지마식으로 표를 준다. 유권자가 정치인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권자가 정치인의 면죄부가 되는 구조다. 이 구조가 수십년 동안 대구를 지배해왔다.
오랫동안 대구는 그런 곳이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0년 넘게 최하위여도 괜찮았다. ‘보수의 심장’ ‘보수의 성지’라는 칭호로 불리기만 하면 되는 도시였다. 1995년 민선 1기 이후 지금까지 보수 성향 후보가 시장직을 독점해왔다. 경제가 무너지고 민생이 피폐해져도, 심지어 헌정 질서를 짓밟아도 “그래도 저쪽보다는 낫지”라는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덮었다.
정치는 경쟁하지 않았고, 검증받지 않았으며,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그 결과의 끝이 계엄이었고, 탄핵이었다. 대구 시민이 낸 세금으로, 대구 시민의 자녀들이 군복을 입고 국회로 향했다.
결국 보수의 심장부라 불리던 곳에서 ‘담대한 전환’이 시작돼야 한다. 대구에서 변화를 외치는 것은 얼마나 외로운 일인가. 그러나 더는 미룰 수 없다. 수십년간 지역주의와 팬덤 정치에 갇혀 있던 한국 정치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윤어게인이냐, 뉴이재명이냐”를 묻고 대구의 위대한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결국 대구가 바뀌어야 대한민국도 완전히 바뀔 수 있다.
트럼프의 이란 공습은 중동을 폐허로 만들고 있다. 보수 집단의 내란 행동 역시 한국을 잠시 시계 제로 상태로 만든 바 있다. 이 폐허 위에서 다시 집을 지어야 한다. 단순한 보수의 재건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보수를 창건해야 한다.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이용당하는 구조가 아니라, 유권자가 정치인을 심판하는 구조를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대구의 변화된 선택이 민심에 더 가까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변화는 누군가 먼저 걸어 들어가야 시작된다. 그 첫걸음을 대구가 내디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도 먼저 변화된 태도로 대구를 향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대구 시민의 근본적 변화와 선택을 통해 국민의힘을 심판함으로써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는 정치혁명의 1번지로 대구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신인규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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