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AI·로봇 대응 노사 협의체 ‘공회전’

26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산업전환 대응을 위한 노사 공동협의체 구성을 두고 현재까지 5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논의는 여전히 '산업전환 방향 구성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협의체는 지난달 10일 상견례 이후 지난 25일까지 모두 5차례 노사 회의를 거쳤다.
가장 최근 열린 5차 회의에서는 산업전환 추진 방향 설정과 실태조사 및 데이터 기반 논의 필요성 등 원론적인 수준의 의견이 오가는 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노조 내부에서는 협의체의 성격을 두고 연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산업전환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사용자 측의 이해를 대변하는 구조가 되는 것 아니냐"라며 '노노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한 조합원은 "지금 진행되는 논의를 보면 산업전환과 기술 도입은 이미 전제로 놓여 있고, 노조가 제기한 협의는 그 이후의 과정에 집중돼 있는 모습"이라며 "이대로라면 공동협의체가 사용자 이익을 대변하는 구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노사 상생을 위해 노동자의 목소리도 중요한 만큼, 협의체 출범 방향에 대한 전반적인 재설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오는 6월 예정된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이전까지 산업전환 관련 가이드라인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배경에는 조선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자동화·로봇 도입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주요 조선소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휴머노이드 등 첨단 기술 도입을 검토하면서, 조선업에도 노동 현장의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조선업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자리 축소나 직무 전환에 대한 불안감이 나온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023년 단체교섭을 통해 '산업전환 대응 TF'를 구성하고 협약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이후 회사는 2024년 6월 이후 로봇 82대를 도입해 현장에 적용 중이다.
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간부는 "기대만큼 진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회사의 입장이 어떤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노사 협상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