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모시는 날' 관행 여전…갑질 고발 홍역에도 악습 못 끊나
한창훈 청장, 지휘부 맹질타

중간 간부들의 무능과 갑질 의혹이 잇따르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인천 경찰 조직의 경직된 문화가 경찰청 차원 실태 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인천경찰청은 최근 경찰청이 주관한 '모시는 날' 예비 실태 조사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으며 조직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정부 차원의 '상사 모시는 날' 본 조사를 앞두고 경찰 내부에서 사전 점검 차원에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인천청의 구체적인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창훈 인천경찰청장은 최근 열린 간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해당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지휘부를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시는 날'은 하급자들이 순번을 정해 상사의 점심 식사 등을 챙기는 관행을 뜻하는 말로, 공직 사회의 대표적 악습으로 지목돼 왔다.
인사혁신처와 행안부는 전날까지 3차 실태 조사를 마쳤다. 2024년 1차 조사에서는 최근 1개월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18.1%, 2025년 2차 조사에서는 11.1%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성적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명시적으로 18개 시도경찰청 중 몇 등을 했다는 건 따로 담당 부서에 통보된 바가 없다"라며 "예비 실태조사는 상사 모시는 날 문화가 있는지 여부가 방점이었다"고 말했다.
인천 경찰 조직 내부의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인천경찰청 소속 중간 경정급 간부들의 무능함과 고압적인 태도를 성토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며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인천경찰은 일선 경찰서를 중심으로 '상사 모시는 날 근절 TF'를 구성하는 등 수평적 문화 확산에 나섰으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터질 게 터진 것이라 보면 된다"라며 "부서장이 근무성적평가 등 인사권을 무기로 휘두르는 갑질은 과거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잔존하는 적폐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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