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천 동구 배다리 나비날다책방 ‘인간 띠 이사’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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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1시30분 인천 동구 배다리 옛 동성한의원 앞.
'나비날다책방' 이삿날을 맞아 골목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골목은 어느새 사람으로 빽빽하게 이어진 '인간 띠'가 됐다.
오후 2시, 나비날다책방 권은숙 대표의 인사와 함께 책을 손에서 손으로 옮기는 '책나르샤'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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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85m가량 떨어진 옛 충인쌀상회 건물까지 1~2m 간격으로 줄지어 섰다. 골목은 어느새 사람으로 빽빽하게 이어진 '인간 띠'가 됐다.
오후 2시, 나비날다책방 권은숙 대표의 인사와 함께 책을 손에서 손으로 옮기는 '책나르샤'가 시작됐다. 책은 상자 안이 아닌 손에서 손으로 전달됐다. 한 권씩 건네진 책은 사람의 손을 거쳐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관련 기사 13면>
"새 책이니 조심해 주세요. 떨어뜨리면 당신의 책입니다."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참여자들은 책을 옮기며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서로의 고향과 직업을 묻고 손에 쥔 책의 제목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책나르샤'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인간 띠 이사' 시도다. 해외에서는 미국 미시간주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책방 이사를 도운 사례가 있었다.

이날 옮겨야 할 책은 약 1만 권. 책 한 권이 이동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골목은 점점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에서 온 사진작가 임에바(34) 씨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는 "인천을 2년 가까이 기록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곳에서 처음 느껴보는 공동체 분위기, 사람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학습을 위해 찾은 학생들도 있었다.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원가연(21) 씨는 "교수님이랑 같이 추억 만들면 좋겠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배다리는 처음인데 골목마다 작은 공간들이 이어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책을 옮기던 김지우(21) 씨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만나 반가웠고 읽고 싶은 책도 새로 알게 됐다"며 "작은 도움이지만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권은숙 대표와 함께 기획에 참여한 똑똑도서관 김승수 관장은 "AI와 개인화가 강조되는 시대지만 관계가 맺어지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기계적인 방식이 아닌 새로운 연결 방식을 실험해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사진=고태곤 기자 tkk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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