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업, 중동發 생산망 위기… 포장재·의류 원단 수급 적신호
석유화학 원료 수급 차질에 시름
원유가격 급등… 생산 단가도 올라
환율 상승으로 수출 비용 부담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이어지면서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인천지역 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제품 포장재, 섬유 등 원유에서 파생된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비상이 걸렸다.
인천의 한 식품제조업체는 최근 인스턴트 커피믹스를 담을 개별 포장재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장재 겉면에 색을 입히기 위한 인쇄 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중동 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원유 가격이 급등한 탓에 생산 단가를 맞추기 쉽지 않아서다.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생산비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기업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어 섣불리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
의류 생산에 필요한 원단 수급도 차질을 빚으면서 의류 관련 업계도 난감하긴 매한가지다. 의류 해외직구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천의 한 업체는 중동 사태가 계속될 경우 다음 달부터 일부 의류 품목의 배송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등 석유화학 제품을 가공해 만들어지는 원단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현지 생산 공장에 제때 납품되지 않아 생산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동 사태 발생 초기만 해도 물류 흐름에 영향을 받아 배송이 일부 늦어질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상황이 길어지면서 생산 자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확보해둔 (의류) 재고가 소진되면서 1~2주 뒤부터 물량이 부족해져 다른 거래처도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했다.
인천시는 최근 지역 경제기관과 함께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지역 기업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나섰다. 인천기업경영지원센터와 인천테크노파크 수출지원센터 등이 기업 애로·상담 피해 창구를 운영하면서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다.
피해 상황을 집계한 결과 원료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지연뿐 아니라 환율이 1천500원선을 넘어서면서 수출 기업들의 금융비용과 물류비용 부담도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시는 일단 5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지원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들의 요구 사항에 맞게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물류 차질로 인해 지역 기업들의 물류비용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추가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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