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학대·살해’ 친모, 아이 ‘예방접종’도 회피…“수신 거부하면 끝”

추재훈 2026. 3. 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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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기도 시흥에서 3살 여자아이가 친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지고 야산에 묻혔습니다.

KBS 취재 결과, 아이를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체계'도 작동하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숨진 아이는 여러 차례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올랐습니다.

질병관리청은 4~6살 아이가 있는 가정에 국가예방접종을 받을 날짜를 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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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기도 시흥에서 3살 여자아이가 친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지고 야산에 묻혔습니다. 친모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키우기 싫었다'며 직접 목을 졸랐다고 진술한 거로 전해집니다.

이 사건은 최근에야 드러났습니다. 입학할 나이가 넘었는데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걸 수상하게 여긴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려 6년, 아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더 일찍 발견할 순 없었을까요?

KBS 취재 결과, 아이를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체계'도 작동하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숨진 아이는 여러 차례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올랐습니다. 크게 구분하면, '0~18개월'·'4~6살'·'7살' 때입니다.

가장 먼저 0~18개월을 대상으로 한 접종은 이뤄졌습니다. 그때 아이는 살아 있었습니다.

아이는 3살이 되는 2020년에 숨졌고, 4~6살과 7살 대상으로 한 접종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접종 대상인 아이가 이미 숨졌다는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수신 미동의'·'입학 연기'해 접종 안내 불가

질병관리청은 4~6살 아이가 있는 가정에 국가예방접종을 받을 날짜를 통지합니다. 1개월 이상 접종 지연 시 다시 안내 문자를 보냅니다.

그런데, 그 대상은 '문자·이메일·전화 등을 통한 안내 수신에 동의한 가정'입니다. 숨진 아이의 친모 김 씨는 수신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였고, 안내는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 '수신 거부'로 국가예방접종 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겁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7살 때도 국가예방접종 안내가 진행됩니다. 이때는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가 가정에 취학통지서를 보내면서 '초등학교 입학생 예방접종 확인 사업 안내문'을 함께 전달합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일본뇌염·파상풍·백일해 등 예방접종을 완료하라는 취지입니다.

미완료자에게는 3번에 걸쳐 문자를 발송하고, 해당 아이가 입학할 초등학교에도 미완료자가 누구인지 따로 알려줍니다.

그런데 숨진 아이는 이 '접종 미완료자 명단'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친모 김 씨가 취학을 미뤄 '학교별 미완료자 관리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입학했을 2024년에도, 그 이듬해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예방 미접종'·'전수 조사'·'현장학습 신청'…어디에서도 확인 못 해

아이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보건복지부에 전해졌습니다. 이는 아동 학대 징후 44종을 등록·관리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위기 정보'로 등록됩니다.

실제로 아이가 숨진 뒤 여러 종류의 위기 정보가 등록됐고, 그중엔 '정기 예방 미접종'은 물론 '의료 기관 미진료,' '영유아 미검진'이 있었습니다. 모두 학대 가능성에 대한 강한 징후입니다.

아이가 숨졌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던 기회는 이 밖에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아이가 숨진 이듬해인 2021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집에서 양육하는 3살 아동 2만 천여 명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아이와 엄마가 집 밖에서 함께 있는 걸 확인했다고 보고했습니다.

2024년 친모 김 씨의 첫 입학 연기 이후, 2025년엔 관할 행정복지센터가 다시 한번 입학 통지를 해야 했지만 해당 조치는 누락됐습니다.

숨진 아이 시신을 야산에 묻는 걸 도와준 전 연인의 조카를 자기 딸인 것처럼 데려가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했을 때, 초등학교는 그게 '가짜 딸'이란 걸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신원을 보장하는 건 어머니·아버지·양육자와 같은 '보호자'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서미화 의원은 "단순히 보호자에게 의존하는 현행 미취학 아동 관리 시스템으로는 유사 사건을 막기 어렵다"라며 "필수예방접종 외에 신원 검증 등을 통한 미취학아동 보호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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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기자 (mr.ch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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