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아 미안해"…전국 엄빠들, 여수 영아학대 엄벌 촉구(종합)
홈캠 영상 공개 후 공분 확산
탄원·추모 물결도 이어져
검찰, 친모에 무기징역 구형

"해든아 미안해."
26일 오후 1시께 전남 순천시 왕지동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지난해 여수에서 발생한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사망사건, 이른바 '해든이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린 법원 앞은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탄식으로 가득 찼다.
법원 입구부터 외벽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100여 개의 근조화환은 차가운 바람 속에서 아이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었다.
근조화환 사이사이에 걸린 현수막에는 '인면수심 가해 부모 사형 처해라', '아기천사 해든아 미안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박혔다. 법원 앞에 모인 이들은 조직된 시민단체가 아닌,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평범한 부모들이었다. 이들은 차가운 보도블록 위에 서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우리는 그저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일 뿐"이라며 입을 모았다. 한 참가자는 "집회를 한다고 해서 해든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비극적인 희생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전국의 부모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이 찢어지는 마음을 재판부가 헤아려 부디 엄정한 처벌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국 각지에서 여론이 들끓는 배경에는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홈캠 영상의 영향이 크다. 영상 속 학대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엄벌 탄원 운동과 추모 움직임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입장문 발표 직후 전날 국회에서 가해 부모의 엄벌을 촉구했던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구갑)과 영상통화를 연결해 연대의 뜻을 나눴다. 멀리 제주도에서 순천까지 달려온 유정원 씨는 "말도 못 하는 4개월 아이를 잔혹하게 학대한 이 사건에 대해 법정 최고형 선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해든아 미안하다, 그곳에선 부디 행복하기만 해라"고 말하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해든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여수에서 발생했다. 당초 단순 사고사로 접수됐으나, 수사 과정에서 전신 골절과 심각한 외상이 확인되며 부모의 지속적인 학대에 의한 살해 사건임이 드러났다. 현재 친모 A씨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친부 B씨는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에서는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빗발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