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들] 전세사기,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둘러 꼭 해야 할 3가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는데 임대인이 잠적했습니다. 전 이미 늦은 걸까요."
최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계약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고, 확정일자와 전입신고까지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갑자기 집주인과 연락이 두절되거나, 건물이 이미 여러 채권자에게 담보로 잡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경매개시통지를 받은 이후에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사례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임차인들은 대부분 "이미 늦은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전세사기 사건은 인지한 이후부터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건이기에, 언제,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음 3가지는 반드시 점검해야할 핵심사항이다.
첫째, 현재 권리관계를 즉시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근저당권, 가압류, 등의 설정시점과 순위를 살피고, 임대인의 다른 채무관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전세사기 사건의 핵심은 '누가 먼저 권리를 확보했는가'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보증금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잘못 이해하면 이후 대응방향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둘째, 권리보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임차권등기명령신청, 보증금반환청구, 배당절차대응, 형사고소 등의 방법이 있다. 최근 공인중개사에 대한 책임논의도 활발해지고 있기에 공인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나 형사고소 등도 의미가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청하여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되면 긴급주거지원, 저금리대출지원, 경매의 유예·정지 등 주거·금융·법률 측면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셋째, 개별 대응에만 머물지 말고 집단피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세사기 사건은 동일 건물 또는 동일 임대인을 중심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피해자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히 할 수 있고, 공동 대응을 통해 협상력과 대응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를 병행할 경우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중요한 것은 '증거의 확보와 정리'이다. 계약서, 이체내역, 공인중개사와의 상담 내용, 임대인과의 문자 및 통화기록 등은 향후 민형사 절차에서 핵심적인 판단자료가 된다. 초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자료라도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상황이 복잡할수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 방향을 점검하는 것도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채 기다리다 상황이 악화된 경우'다. 임대인의 말을 믿고 시간을 보내거나, 법적 절차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 때문에 대응을 미루는 사이, 다른 채권자들이 먼저 권리를 확보해 버리는 일이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편 최근에는 전세사기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과거에 비해 임차인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가 운영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까지 고려한다면, 초기 대응을 주저할 이유는 더욱 없다.
전세사기는 피해 규모가 크고 회복이 쉽지 않은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초기대응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보증금 회수 가능성은 분명히 달라진다. 막연한 불안에 머무르기보다 빨리 대응방안을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현재 상황을 정확히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 전세사기는 기다려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대응해야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철현 법무법인 고운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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