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150년 축하하는 부산박물관…‘조선 호랑이·매’ 소개합니다

조봉권 선임기자 2026. 3. 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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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간 녀석들'은 부산박물관이 지난 24일 시작해 오는 5월 17일까지 55일 동안 이어가는 '부산 개항 150주년' 맞이 테마특별전 이름이다.

많은 국내외 이름난 박물관이 관람객에 다가가는 방법을 어떻게든 입체화·다양화하려는 흐름이 선명한 가운데, 부산박물관이 관련 예산이나 조직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과감히 시작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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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국서 인기 ‘호랑이·매 그림’ 등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 특별전

- 그들 모티브로 한 박물관 캐릭터
- ‘흥구’와 ‘매기’ 자체 제작 화제
- 소장품 굿즈로 개발해 판매도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은 부산박물관이 지난 24일 시작해 오는 5월 17일까지 55일 동안 이어가는 ‘부산 개항 150주년’ 맞이 테마특별전 이름이다. 부산 개항 150주년은 큰 관심을 쏟고 의미 있게 기념할 만하다. 시작된 사연이 어찌 되었든, 1876년 부산 개항은 한국이 근대로 나아가며 민족 전체의 방향을 전환한 계기이자 통로였기 때문이다.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은 그런 2026년을 맞아 문화·인문 영역에서 사실상 가장 앞서 마련된 기념 행사다.

지난 24일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객이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에 나온 ‘초량화관도’를 보고 있다. 전시 공간 벽면에 부착된 부산박물관 캐릭터 흥구와 매기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그런데 이 전시를 찾는 모든 이가 처음으로 만나는 ‘녀석들’이 또 있다. 이 전시를 계기로 사상 첫 부산박물관 공식 캐릭터로 ‘데뷔’하는 흥구와 매기다.

부산박물관이 자체 캐릭터를 개발한 건 매우 뜻깊은 시도다. 많은 국내외 이름난 박물관이 관람객에 다가가는 방법을 어떻게든 입체화·다양화하려는 흐름이 선명한 가운데, 부산박물관이 관련 예산이나 조직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과감히 시작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 전시 현장에 찾아가, 전시 내용은 조금 미루고 일단 흥구와 매기부터 만났다. 기획전시실에 들어서기 전 ‘혹시 프로야구장처럼 캐릭터들이 큰 인형 탈을 쓰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잠깐 해봤는데, 다행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전시를 알리는 영상 속, 그리고 전시 현장 곳곳에 흥구와 매기 캐릭터가 ‘배치돼’ 전시 스토리텔링을 관람객에게 안내하는 구실을 주로 했다.

“조선 후기 초량왜관에서 활동하던 일본인들에 의해 동래 화가들이 그린 호랑이 그림과 매 그림이 일본으로 건너가 큰 인기를 끕니다. 부산박물관에는 그때의 호랑와 매 그림이 있죠.” 정은우 부산박물관 관장은 “흥구는 바로 그 그림 속 조선 호랑이를, 매기는 조선 매를 모델로 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관련 실무를 맡은 부산박물관 교육홍보팀 문정인 담당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창작한 호조(HOZO·권순호) 작가가 흔쾌히 부산박물관과 협력하며 흥구와 매기를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부산박물관이 처음 개발한 캐릭터 흥구(왼쪽)와 매기.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캐릭터 개발은 부산박물관 소장품 등을 활용한 굿즈 개발로 곧장 연계된다. 부산박물관은 소장 유물을 활용한 박물관 굿즈를 판매하는 뮤지엄숍을 오는 5월 열 예정이다.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은 작지만 알찬 구성이다. 1876년 ‘개항’ 이전부터도 국제도시였고, 줄곧 한반도 국제 관문으로 활약한 부산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초량화관도’ ‘동래부산도병’ 등은 놓치기 아깝다. 가로 777㎝ 긴 그림 실물과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구현한 ‘초량화관도’를 한자리에 펼쳤다. 전시운영팀 이근영 학예연구사는 “‘초량화관도’는 대마도를 지배한 소씨 가문이 소장한 그림을 1919년 일본 화가가 따라 그린 것으로 추정하는 우리 박물관 소장품으로, 상설 전시하지 않아 평소엔 보기 어렵다”고 안내했다.

1900년 전후 박주익이 그린 동래부산도병(동래와 부산을 그린 병풍)에는 조선 시대 부산·동래 성곽과 풍경뿐만 아니라 서양 증기선이 선명히 그려져 ‘세상을 향해 열린 한민족의 관문’으로서 부산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호랑이·매 그림, 20세기 초 입체사진, 18세기 갓 쓴 부산 사람 그림을 보도한 영국 신문 등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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