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 역사 넘어 체류형 거점 필요…정주여건 개선이 변수”

김부신 기자 2026. 3. 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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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김천 독자권익위원회 지면평가 회의
▲ 경북일보 김천지역 독자권익위원회 위원들이 신문을 펼쳐보면서 지면평가 회의를 하고 있다. 김부신 기자

경상북도의 교통 요충지이자 물류의 중심인 김천시가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선상역사 신축이라는 외형적 변화부터 산업단지 확장이라는 경제적 내실화, 그리고 이를 이끌어갈 리더십에 대한 고민까지, 김천은 지금 '도약'과 '정체' 사이의 중요한 분수령을 지나고 있다.

경북일보 김천포럼(위원장 주우식)은 최근 김천 시내 모식당에서 정기회의 및 김천지역 독자권익위원회 지면평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지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점검하는 차원을 넘어, 김천이 직면한 4대 핵심현안 △원도심 활성화 △산업단지 조성 △정치 리더십 △미래 농업을 심층 진단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 토론의 장으로 거듭났다.

위원들은 지역 사회의 각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로서, 김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통찰력 있는 제언을 쏟아냈다.

△원도심의 부활 - 선상역사, '통로'를 넘어 '거점'으로.

김천역 선상역사 신축은 도시의 얼굴을 바꾸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서는 화려한 하드웨어의 신축이 곧 원도심의 활성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주우식 김천포럼 위원장.

주우식 김천포럼위원장(바인인더스 이사)은 "역사는 도시의 관문이지만, 관문만 깨끗해진다고 사람이 머물지는 않는다"며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았다. 역사 신축과 동시에 주변 상권의 재배치, 특히 청년들이 유입될 수 있는 창업 공간과 문화 콘텐츠의 결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역을 이용하는 이용객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역 주변을 하나의 '목적지'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 김병재 김천포럼 부위원장.

이에 김병재 위원(김천예술고 총동문회장) 역시 하드웨어 중심 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사람의 발길을 이끄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통시장과 인근 상가를 잇는 유기적인 동선 설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낮 시간대의 유동 인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야간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야간 경관 및 문화 프로그램 도입이 원도심 회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결국 원도심 문제는 주거 환경 개선과 교통 체계 개편, 그리고 소상공인 지원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복합 과제라는 것이 위원회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 경제의 엔진 - 김천1일반산단 4단계와 정주 여건의 함수관계

경제 활성화의 핵심 축인 김천1일반산업단지 4단계 조성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산업단지의 확장은 곧 일자리와 세수로 연결되지만, 공급 중심의 개발 방식에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 이선건 위원.

이선건 위원(바인인더스 대표)은 첨단 제조업과 친환경 산업 유치를 통한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주문했다. 굴뚝 산업 중심의 과거 모델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기업들을 포섭해야 김천의 산업 지형이 한 단계 격상될 수 있다는 논리다.

▲ 신태출 위원.

신태출 위원(농협은행 김천시지부 팀징)은 재정적 측면에서의 신중론을 펼쳤다. 부지 조성 자체보다 '어떤 기업이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며,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 사태는 지자체에 큰 재정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 박찬융 위원.

이에 박찬융 위원(김천상무축구단 팀장)은 기업 유치의 필수 조건으로 '정주 여건'을 꼽았다. 산업단지만 덩그러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문화, 의료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근로자들이 김천에 정착하고, 이것이 지역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리더십의 세대교체 - 정책 중심의 정치 문화 정립.

차기 김천시장 선거를 앞둔 지역 여론에 대해 위원회는 특정 인물에 대한 품평보다는 '어떠한 리더십이 필요한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 정태형 위원.

정태형 위원(심천의료재단 이사장)은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중앙정부로부터 예산 및 정책을 끌어낼 수 있는 협상력을 리더의 제1조건으로 꼽았다.

▲ 조용진 위원.

조용진 위원(경북도의원) 또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형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미지 정치를 넘어 정책 대결로 위원들은 공통적으로 인물 위주의 줄 세우기나 이미지 정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선거가 지역의 갈등을 조장하는 계기가 아니라, 김천의 10년, 20년 뒤를 설계하는 건설적인 정책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강력히 공감했다.

이는 유권자들의 수준 높은 시민 의식과 언론의 객관적인 검증 시스템이 작동해야 가능할 것이다.

△농업의 미래 - 무농약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와 혁신

김천은 전통적인 농업 도시다. 하지만 시장 개방과 고령화 속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 위원회는 '무농약 농산물'을 통해 김천 농업의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 이상남 위원.

이상남 위원(오케이농원 대표)은 단순한 생산 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 체험 관광, 온라인 직거래, 학교 급식 등과 연계된 6차 산업화를 제안했다. 특히 타 시·군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김천만의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윤영민 위원.

윤영민 위원(주식회사 서진 대표)은 농산물 마케팅의 핵심은 결국 '신뢰'에 있음을 피력했다.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결합될 때, 김천의 무농약 농산물은 고부가가치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는 농업 정책이 단순히 농민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산업 전략으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 결론 - 실천하는 공론장, 김천의 내일을 그리다

이번 회의는 지역의 현안을 파편적으로 다루지 않고, 도시 전체의 유기적인 연결 구조 속에서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주우식 포럼위원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실천 없는 논의는 공허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포럼에서 도출된 날카로운 비판과 정책 제안들이 단순한 기록으로 남지 않고, 행정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 언론 역시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지역의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공론장의 수호자'로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위원들은 향후 현장 간담회와 구체적인 정책 제안 활동을 통해 김천 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지속할 것을 다짐했다.

결국 김천의 미래는 선상역사의 높이나 산업단지의 면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공간을 채울 사람들의 아이디어, 리더의 비전,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시민 사회의 역동성에 달려 있다.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뜨거운 열기가 김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실질적인 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편집국장 답합니다 = 경북일보는 지역 여론의 중심이자 공론장의 장입니다. 김천 발전을 위한 정책 기사 발굴에 집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