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채로 버티는 청년들… 이대로 방치하면 금융위기 씨앗 된다

2026. 3. 26. 18:3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채 상환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030세대가 빚더미에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고위험 45만9000가구 가운데 20∼3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9%로 집계됐다. 2020년보다 12.3%포인트 확대됐다. 중년층과 노년층이 각 53.9%, 11.2%로 2020년(59.8%·17.6%)보다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고위험가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보유 자산을 처분해도 부채를 갚지 못하는 가구다. 청년층 고위험가구 증가는 사회 생활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순자산 마이너스’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청년 부채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자산시장 급등이 출발점이었다. 청년층은 고용이 불안정하고 소득 변동성이 크다. 이렇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을 끌어다 주택 구입이나 주식, 가상화폐 투자에 나섰다.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금리가 상승하고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취약성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경제적·사회적 부담이 전방위로 커질 수 있다. 과거 금융위기 역시 취약계층의 부채 문제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정책 대응은 여전히 단편적이다. 대출 규제와 완화 사이를 오가며 단기 처방에 머무는 모습이다. 청년층이 빚의 굴레에 갇히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청년층 부채 문제는 금융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 고용, 교육까지 맞물려 있다.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대책은 헛돌 수밖에 없다. 안전망 구축이 회급하다. 우선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공공임대 공급 확대와 전월세 시장 안정 없이는 부채 문제의 근본을 건드릴 수 없다. 청년 맞춤형 금융 지원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상환 능력에 기반한 책임 있는 채무 조정과 재기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속도다. 청년 부채 문제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안일한 기대에 맡겨둘 수는 없다. 위험을 선제 관리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와 실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