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형 먼저 보낸 자책감에 ‘마음의 병’

부산일보 2026. 3.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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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살리려 신장도 떼 줬는데…”
투석기계 오작동으로 사망 후
육체 병에 우울증 겹친 강호 씨
직장도 잃고 슬픔 속 하루하루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강호(가명·54) 씨의 시간은 오히려 거꾸로 흐릅니다. 눈을 감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형의 마지막 순간. 기계음 섞인 비명과 차갑게 식어가던 형의 손길이 어둠 속에서 그를 옥죄어 옵니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났더라면, 그날 형 옆에서 잠들었더라면….”

끝을 알 수 없는 자책은 매일 밤 강호 씨를 악몽으로 몰아넣습니다. 형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독한 죄책감과 슬픔은 어느덧 그의 일상을 집어삼켰고, 강호 씨는 이제 잠드는 것조차 두려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강호 씨의 삶에는 늘 자신보다 가족이 먼저였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남은 가족은 아버지와 형뿐이었습니다. 그는 묵묵히 가장의 무게를 짊어졌습니다. 치매로 투병하던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간병하며 5년 전 마지막 길을 배웅했고, 이후 그에게 남은 유일한 혈육은 오직 형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신장 질환으로 고통받던 형을 보며 강호 씨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신장 한쪽을 떼어주었습니다. 형이 다시 건강해져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낼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몸이 약해지는 것은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잔인했습니다. 지극한 정성에도 형의 건강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강호 씨의 희망은 어느 날 밤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사고는 집에서 투석 치료를 하던 중 발생했습니다. 투석 기계의 갑작스러운 오작동. 옆방에서 잠을 자다 이상한 기계음에 놀라 깨어난 강호 씨가 다급히 119에 신고했지만, 형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습니다.

그날 이후 강호 씨의 시간은 멈춰버렸습니다. 신장 이식 후 급격히 떨어진 체력으로 인해 직장마저 그만둬야 했던 그는, 이제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큰 마음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심각한 공황장애와 우울증은 그를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붙잡고 있습니다.

현재 강호 씨를 돌봐줄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북적여야 할 식탁에는 차가운 정적만이 감돌고, 그는 과거의 기억과 죄책감이라는 감옥에 갇힌 채 홀로 남겨졌습니다. 정신건강 의학적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당장의 생활비조차 마련하기 힘든 처지에서 꾸준한 치료는 사치에 가깝습니다.

젊은 시절 누구보다 성실했던 강호 씨였습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장기까지 내어주었던 그가, 이제는 무너진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설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나눔은 강호 씨에게 다시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밤을, 그리고 혼자가 아닌 내일을 선물하는 기적이 될 것입니다.

△부산동구청 복지정책과 희망복지지원단 배현하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http://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3일 자 미연 씨

지난 13일 자 미연 씨의 ‘속 빈 상속 토지에 막힌 수급자 자격’ 사연에 후원자 66명이 258만 355원으로,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미연 씨의 피부근육염 치료와 체납된 건강보험료 납부, 기본적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미연 씨는 “캄캄했던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은 기분이라며, 많은 분이 보내주신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치료와 자녀 교육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또한 자신의 사연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신 모든 분의 가정에도 늘 평안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