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참전용사 경고…"이란 지상전, 베트남 아닌 갈리폴리"

이유 에디터 2026. 3. 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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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공수여단 7000명 이동…표적은 하르그 섬

이란의 산악 지형 탓에 병참 지원 애로

"일부 참전용사, 자살 임무라고 부른다"

병사들 내 양심적 병역 거부 움직임도

"이란 미나브 학교 학살 들어 참전 기피"

"아마도 베트남보다는 갈리폴리에 더 가까운 뭔가가 될 것이다."

미국의 국가안보·정치 컨설턴트인 제임스 웹은 25일 자 퀸시연구소의 <리스폰서벌 스테이트크래프트>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 점령 작전을 포함한 확전 시도에 이렇게 경고했다. 웹은 이라크에서 해병대 보병으로 복무했다.

여기서 '베트남'은 늪에 빠진 것처럼 막대한 자원과 인명만 잃는 지루한 소모전을 뜻한다면, '갈리폴리'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 해군장관 윈스턴 처칠이 주도했던 연합군의 터키 해협 점령 작전으로 해안가에 상륙 즉시 오스만 제국군의 기관총 세례를 받고 막대한 사상자를 낸 채 패퇴한 사건을 가리킨다.
4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격추된 이란 드론의 파편이 석유 시설에 충돌한 후 연기 기둥과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6. 03. 14 [AP=연합뉴스]

해병대·공수여단 7000명 병력 중동 향발
"이란 지상전 땐 베트남 아닌 갈리폴리"

그가 보기에, 수많은 산으로 뒤덮인 이란의 지형은 지상군 부대 이동에 필수적인 병참엔 악몽이 될 수 있는데다, 이란인들이 전투 사기도 높다. 웹은 "이란의 지형과 약 9,000만 명의 인구로 말하자면, 그 지형은 공격 작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홈그라운드다. 타국의 홈그라운드에서 싸웠던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당신은 언제나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전쟁 수행 방식을 보면, 그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것을 세밀하게 따져왔다. 그들은 싸울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28 불법 선제공격으로 시작돼 26일째를 맞은 25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설을 퍼뜨리는 한편, 해병대에 이어 육군 공수사단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각각 약 2500명의 해병들을 태운 함정들로 구성된 제11과 제31 해병원정대 병력들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또한 육군 정예 제82공수사단 의 1개 여단 2000여명의 중동 전개도 명령해 해병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동 병력은 82공수사단의 핵심 전력인 '신속대응군'(IRF) 중에서 차출됐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26.3.20 팜비치 AFP 연합뉴스

미 지상 작전 목표는 이란 하르그 섬
참전용사 "미국, 큰 전쟁을 준비 중"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들 미군 병력이 앞으로 며칠 안에 현지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고, 지상 작전 목표지는 하르그 섬이 될 걸로 봤다. 앞서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14일 이 섬의 군사시설 90여 곳을 타격했고, 이에 트럼프는 19일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 그 섬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참전용사들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큰 전쟁'을 준비 중이고, 이란에 지상군을 실제로 투입할 걸로 봤다. 참전용사로 '양심과 전쟁 센터' 전무이사인 마이크 프라이즈너는 군 복무자와 그 가족들을 접촉한 결과, 많은 군부대가 전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건 미국이 큰 전쟁을 준비 중이란 점"이라며 "모두가 갈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 2월 25일에 쵤영된 하르그 섬 석유시설 위성사진.   아사히신문 3월 14일

이란의 산악 지형 탓에 병참 지원 애로
"일부 참전용사, 자살 임무라고 부른다"

'미국을 걱정하는 참전용사들'의 전략국장으로 참전용사인 존 번스는 "우리가 지상군을 투입할 걸로 확신한다. 더 우려하는 건 장기적 작전"이라며 "단계마다 어느 정도 미국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고, 장군들이 일주일 걸릴 걸로 생각한 일이 갑자기 한두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전술적 수단과 인력을 갖고 있지만, 부대들은 배치되면 잦은 공격과 사상자, 전략적 패배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장기전은 쉽지 않다.

일부 참전용사들은 이란에서의 지상 작전을 "자살 임무"라고 부른다고 했다. 미 정부감시프로젝트 국방정보센터의 선임 국방정책 분석가이자 해병대 참전용사인 버지니아 버거는 "왜 우리가 질질 끌려 들어갈 일에 뛰어드는가?...우리는 진공 상태에 있는 게 아니다. 해병대가 그저 하르그 섬으로 걸어 들어가는 게 아닐 거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군 지도부는 "이미 줄어드는 우리의 탄약 비축량을 얼마나 많이 소모하는지를 보고 있으며, 만약 선택하지 않은 전쟁으로 들어가야만 뭘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인식 부족을 비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폭격 피해가 발생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초등학교 인근 공동묘지에서 인부들이 수십개의 무덤 구덩이를 파고 있다. 2026.3.4. 로이터 연합뉴스

일부 미군 병사, 양심적 병역 거부 고심
"이란 미나브 학교 학살 들어 참전 기피"

당연히 미군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져 있다. 이란에서의 확전 전망이 커짐에 따라, 군 복무자 중 일부가 이란과 전쟁할 이유를 못 찾는 등 사기 저하를 겪고 있고, 그 결과 장기적 신뢰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버거는 "우리는 백악관에서 어떤 정당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국방부 장관에게서도 신뢰도 끌어낼 만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이는 결국 환멸을 낳아 향후 군의 복무 연장과 모병에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프라이즈너에 따르면, 많은 군인이 2월 말 발생한 이란 남부 미나브 소재 초등학교에 대한 미국의 공격 가능성과 미국 대외 정책에 대한 전반적 환멸을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되려는 이유로 꼽고 있다. 그는 "군인들이 참전을 기피하는 가장 일반적 이유로 미나브 학교 학살 사건을 듣는다"고 말했다.

프라이즈너는 "군인들은 가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봤다"며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이후 미국이 착수한 첫 번째 큰 전쟁이...,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저지른 최악의 전쟁 범죄 중 하나와 정확히 똑같아 보이는 행동을 미국이 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