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 김상겸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제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정선알파인은 꼭 살려야 한다.”(김상겸 선수)
“해외에 안 나가도 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유승은 선수)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공식 존치 및 활용 제안’을 발표하고, 정선알파인 경기장의 재활용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나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상겸, 유승은 선수는 “정선알파인경기장이 살아난다면, 유소년들이 국내에서 훈련할 수 있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 회장도 “한 종목의 바람이 아니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 중요성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과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등이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훈련장 팀 단위 훈련가면 한 달에 1억 이상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은 “해외로 훈련 나갈 때 1인당 평균 천만원이 든다. 보통 팀 단위로 10~15명이 나가는데, 한 달에 1억원 이상 나간다”고 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만년설 등이 있어 유소년 선수들의 훈련 비용 부담이 우리보다 작다. 우리나라 유소년 선수들한테는 훈련지가 많지 않고, 사용료도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훈련 여건이 좋아진다면 선수들한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빅 에어 동메달리스트 유승은은 “대표팀 선수가 되기 전에 항상 해외 시설에서 훈련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었다. 유소년 선수들이 한국에서 훈련하면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유승은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없는 시설 만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스키 국가대표 출신인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종목에서 성적을 내고, 지금 세계 최고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없는 시설을 새로 만들어달라는 것도 아니다. 올림픽 유산으로 엘리트와 꿈나무 등이 활용하고, 종목 대중화 등 확산을 위한 올림픽 유산이 있는데, 이를 다른 용도로 바꾼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그는 “정선알파인경기장은 단순한 스키장이 아니라 올림픽을 상징하는 스포츠·문화 공간으로 앞으로 생활체육과 장애인, 청소년을 포용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정선군의) 슬로프 리프트 철거 계획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나미 사무총장은 “대한체육회나 문체부도 정선알파인경기장 문제 해결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난 올림픽선수단 청와대 환영 오찬에서도 이런 뜻을 전달했다. 후배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월 촬영한 정선 알파인스키장 중간 슬로프. 경사지에 눈이 쌓여있고, 잡목들이 들어서 있다. 김창금 기자
“복원한다는 것이 원칙 아니었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정선알파인센터 건립 이전에 대회 뒤 원상복구 계획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류제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국제국장은 달리 말했다. 류제훈 국장은 “올림픽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진 정선알파인경기장이 대회 뒤 복원한다는 단순 명제로 끝난 것이 아니다. 설상 종목 선수들과 지역주민들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올림픽 대회지원위원회의 결의를 통해 존치할 수도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적 가치를 지키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스포츠의 가치도 있다. 과거 정치권의 잘잘못을 지금 따질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 기성세대가 어떤 미래를 다음 세대에 제시할 수 있는지에 토론이 필요하다. 정선알파인스키장 문제도 공론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제시한 국가대표 훈련장 구역도. 정선 알파인경기장 정상(맨 아래)에서 3분의2 지점이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이날 연간 15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정선알파인경기장 활용 방안과 구역도를 제시했는데, 훈련장 시설은 정선알파인경기장의 정상이 아닌, 3분의 2 지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류 국장은 “훈련장은 삼림유전자보호구역이 아닌 정상부 아래쪽 3분의 2지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인 대한체육회 홍보·미디어위원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제안’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BTS급 선수 보유, 그냥 나온 것 아냐”
영화배우로 활약하는 박재민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심판위원장은 “한국이 문화예술 쪽에서 BTS 보유국이라면, 설상 종목에서는 김(상겸)-유(승은)-최(가온) 보유국이다. 이 선수들이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뒤 배경에는 꿈을 키워준 2018 평창올림픽이 있다. 청소년의 꿈은 인프라가 없으면 절대 존재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2030 알프스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지만, 유소년 선수들이 많지 않다. 해체 복원하는 데만 2천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면, 그 돈이 민간 사업자한테 돌아갈 텐데, 과연 그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신용락 전 대한체육회 미래기획위원장은 “문체부는 힘이 없고, 환경부는 관심도 없다. 산림청장과 도지사를 만나면 수긍은 하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산림 카르텔도 큰 문제다. 앞으로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꼭 살려야 하는 시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