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전 은혜 갚은 러시아···“이란에 드론 공급, ‘살상무기’ 지원 첫 사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이란에 무인기(드론)를 공급하며 이란 전투력 강화를 지원했다고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러시아가 이란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서방 정보보고서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란과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전쟁 발발 초기에 러시아의 드론 지원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달 초부터 러시아가 이란에 드론 공급을 시작해 이달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FT는 또 러시아가 이란에 위성 사진, 표적 데이터, 정보 등을 제공하며 이번 전쟁 개전 이후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어 왔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보낸 드론의 기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이란의 ‘샤헤드-136’을 기반으로 만든 ‘게란-2’와 유사한 기종의 드론을 제공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의 드론 지원은 우크라이나전에서 이란에 진 빚을 갚는 모양새다. 이란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수천대의 드론을 지원해 우크라이나 인프라 타격을 가능하게 했다. 샤헤드 생산 기술도 전수했다.
이란은 2023년부터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할 목적으로 샤헤드 설계에 기반한 일방향(자폭) 드론을 생산해 왔다. 방공망을 피하고 더 무거운 탑재물을 운반할 수 있게 개량된 기종들이다.

러시아의 드론 지원은 미·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전력을 강화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저가의 자폭 드론을 미·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력에 맞서는 핵심 무기로 활용해 왔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은 중동 국가에 300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
니콜 그라예프스키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가 이란의 공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엔진, 항법 및 전파 방해 방지 기능 면에서 샤헤드 드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지우스토지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개전 직후 이란과 러시아 사이에 드론 지원 논의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식통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은 더 많은 드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드론이 필요하다. 더 개선된 성능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후 아제르바이잔을 통해 이란에 13t 이상의 의약품을 보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이란 드론 지원 여부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금 수많은 가짜 뉴스가 떠돌고 있다”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이란 지도부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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