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들 능력으로 12억" 김병욱 해명 추가 검증 '여전히 빈틈'
세후 실수령액으로 단기간에 현금 12억 원 모으는 건 사실상 불가능
미국 유학 아들 부부, 돈 갚고 생활비로 월 2천만 원 이상 지출 추정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장남 김 모 씨는 30살이던 지난 2024년 서울 강남구 아파트를 샀습니다. 당시 매수 가격은 28억 원이었고, 세금 등을 포함해 29억 원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JTBC는 지난 20일, 이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가 석연찮다는 내용의 첫 보도를 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 "아들 부부, 고액 연봉자라 가능"…실제 가능한지 검증
김 전 비서관 해명을 종합하면 ▲부모 현금 7억 원 대여 ▲은행 주택 담보 대출 11억 원 ▲2022년 12월까지 아들 부부가 모은 아파트 전세금 12억 원으로 매입 자금을 충당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2024년 6월, 아파트 매입 시점까지 아들 부부 합산 근로소득이 13억5천만 원이라고 수치도 제시했습니다.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변호사 며느리, 결혼 전까지 10원도 안 쓰고 모아야 2억 원 가능
며느리 임 모 변호사가 2022년 1월 결혼 당시 보유했다는 현금 2억 원은, 김 전 비서관 설명 그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2억 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저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임 변호사는 2019년 7월 중소형 로펌에 들어가 약 1년 1개월 근무했고, 이후 또 다른 비슷한 규모 로펌에서 약 9개월 일했습니다. 이 두 로펌 신입 변호사 초봉은 대략 연 6천~8천만 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혼 몇 달 전인 2021년 5월 대형 로펌으로 이직합니다. 이때 연봉은 1억5천만 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결혼 시점까지 받은 연봉을 최대로 후하게 잡으면 세전 2억5천만 원 정도입니다. 세후 실수령액은 2억 원이 안 됩니다. 월급을 10원도 안 쓰고 저축만 한 뒤, 축의금까지 모으면 가능한 액수이긴 합니다.
이 기존 보유 현금 2억 원에 신용 대출 2억 원, 그리고 2022년 12월 전세금 마련 시점까지 세전 1억5천만 원의 1년분 세후 급여를 더하면 임 변호사는 5억 원 정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12억 원 전세금까지 7억 원이 남았습니다.
컨설턴트인 아들 김 씨 "연봉 고액인 건 맞지만…"
아들 김 씨 연봉을 구체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김 씨는 2020년 4월 맥킨지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뒤 BA 직급으로 2년 1개월, ASSO 직급으로 1년 6개월, 2023년 10월부터 EM 직급으로 일했습니다.
맥킨지 내부 관계자는 "BA 직급 기준 초봉은 8천만 원 정도, 사이닝 보너스를 포함하면 1억 원 정도"라며 "ASSO 직급 연봉은 1억3천만 원 정도고, EM 직급이 되었을 때 연봉 2억 원을 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치를 계산하면 아들 김 씨가 2022년 12월까지 받았을 총 연봉과 보너스 등은 세전 2억5천만~2억7천만 원 수준으로 분석됩니다.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 하면 2억 원 안팎입니다.
지난 2021년 재산공개 서류에 따르면, 아들 김 씨의 재산 총액은 약 2억4천만 원이었습니다. 2020년 말 기준이기 때문에, 앞서 추정한 실수령액 일부가 포함됩니다. 2020년 실수령액 예상치는 넉넉히 잡아도 약 6천만 원입니다. 중복된 이 금액을 빼고 기존 보유 재산과 2022년 12월까지 소득을 합하면 3억8천만 원 정도입니다.

저희 추정치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정확하더라도 김 전 비서관에게 더 유리하게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추정액을 계산해보면 김 전 비서관이 제시한 숫자는 더 설득력이 없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올 뿐이었습니다. 더구나 생활인이라면 먹고, 입고, 이동하는 비용을 쓰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돈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경실련 "김병욱 해명 보니 아들 부부 수입뿐 아니라 지출까지 검증해야"
김 전 비서관은 구체적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결혼식 축의금도 거론했습니다. 고액 연봉자라 하더라도 20대 중후반 사회 초년생 부부 축의금은 수천만 원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 이상 규모라면 사실상 김 전 비서관 앞으로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합니다.
2022년 당시 10년에 5천만 원까지만 부모가 세금 없이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거액의 증여가 있었다면, 김 전 비서관 재산공개 서류에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김 전 비서관 해명을 쭉 살펴본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는 수입뿐 아니라 지출 기록까지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며느리가 '원래 현금 2억 원을 갖고 있었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말로는 해명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말이 아니라 연말정산 기록 등 부부의 소득과 지출 내역을 함께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들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들 회사는 여의도인데, 회사 가까운 강남 개포동 아파트 샀다?
해명과 현실의 괴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김 전 비서관은 "맞벌이인 아들 부부는 출산 때문에 2024년 9월, 직장과 가깝고 기존 전세 거주하던 곳인 개포동에 주택을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며느리가 다니던 회사가 서울 강남에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비서관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며느리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가 가능한 곳으로 연봉을 30%나 깎아 가면서 이직했다"고 밝혔습니다. 며느리는 직장 위치가 상관이 없었던 겁니다.
부동산 전문가들 "이른바 '영끌' 이상의 부동산 '투기'로 봐야"
김 전 비서관은 능력이 되는 아들 부부가,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 설명대로면 며느리는 강남 아파트를 사는 데 신용 대출 2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을 넘어 신용 대출까지 끌어다 쓴 이른바 '영끌'입니다. 다만, 2억 원 신용 대출을 전세금에 보탰다가 이후 아파트 매수에 활용해 한 단계를 거쳤습니다.
결국 김 전 비서관 해명대로면 아들 부부는 차입금만 20억 원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매입 형태는 '투기'에 가깝다고 지적합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원용 변호사는 "이른바 '영끌'은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대출을 받는 걸 말하는데, 부모 돈 7억 원에 은행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까지 동원했다면 '영끌' 그 이상의 투기 형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들 부부, 은행과 부모에게서 빌린 돈 갚는데 매달 9백만 원 이상 필요
JTBC는 지난 20일 최초 보도 당시 김 전 비서관 아들의 은행 대출금을 약 10억 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엊그제(24일) "은행 대출금은 11억 원으로, 해명해야 할 돈이 1억 원 줄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초 공개된 재산공개 서류에 아들 김 씨는 은행 대출금 약 10억7천만 원이 있었습니다. 김 후보 해명과 재산공개 서류 내용을 종합하면, 김 씨의 주택 담보 대출은 일정 기간 이자만 내는 방식이 아니라,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 나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출 기간을 얼마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대략 월 600만 원 이상 갚는 중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에 며느리 임 모 변호사 신용 대출 2억 원에 대해 이자만 낸다고 해도 월 최소 60만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비서관 부부가 빌려준 현금 7억 원에 대한 이자도 매달 갚아야 하는데, 월 최소 250만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종합하면 김 씨 부부는 매달 900만 원 이상을 갚아야 합니다.
미국 대학원 유학 생활비 연간 '억 단위' 추정 "이 돈은 누가?"
이게 다가 아닙니다. 김 전 비서관 아들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MBA 유학 중입니다. 회사에서 학비를 지원해주지만, 현지 3인 가족 생활비는 김 씨 몫입니다.

특히 미국 하버드대학교 MBA를 졸업한 미국 모 대학 한국인 교수는 "하버드 주변은 한국처럼 대형 아파트 거주 단지가 없어서 월세가 엄청나게 비싸다"고 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있으면 울음소리 때문에 보통 주택을 통으로 빌리는데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월세가 800만~1000만 원에 이른다"고도 했습니다. 물론, 더 작은 집에서 검소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또 "차가 있으면 주차비로만 연간 500만 원 이상 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 물가 자체가 워낙 비싸고, 하버드 주변 지역은 땅까지 좁다"면서 "3인 가족 유학 생활비는 연간 '억 단위'로 나가는 게 상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민단체 "공직 선거 후보는 무한 검증 대상, 하나하나 검증해야"
종합하면 김 씨 부부는 매달 최소 현금 2000만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소 추정치입니다. 김 씨는 현재 강남 아파트 세입자에게 받는 월 490만 원이 전부입니다. 올해 초 공개된 재산공개 서류엔 은행 예금이 약 8500만 원입니다. 지난해 제출 자료라, 이미 보유한 현금을 소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앞으로도 계속 매달 거액의 현금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생활하는 걸까요.

김 전 비서관 아들이 2024년 28억 원에 산 강남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36억 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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