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들 능력으로 12억" 김병욱 해명 추가 검증 '여전히 빈틈'

이윤석 기자 2026. 3. 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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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컨설팅 회사 컨설턴트, 며느리는 변호사 '고액 연봉은 사실'
세후 실수령액으로 단기간에 현금 12억 원 모으는 건 사실상 불가능
미국 유학 아들 부부, 돈 갚고 생활비로 월 2천만 원 이상 지출 추정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장남 김 모 씨는 30살이던 지난 2024년 서울 강남구 아파트를 샀습니다. 당시 매수 가격은 28억 원이었고, 세금 등을 포함해 29억 원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JTBC는 지난 20일, 이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가 석연찮다는 내용의 첫 보도를 했습니다.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장남은 30살이던 지난 2024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28억 원에 매수했다. 세금과 부대 비용까지 포함해 29억 원이 필요했다.
김 전 비서관은 두 차례 공개 반박했습니다. "아들 부부가 고액 연봉자라 충분히 돈을 모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대략적인 수치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모두 김 전 비서관의 주장일 뿐 객관적인 증빙 자료는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JTBC가 다시 검증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김 전 비서관 "아들 부부, 고액 연봉자라 가능"…실제 가능한지 검증

김 전 비서관 해명을 종합하면 ▲부모 현금 7억 원 대여 ▲은행 주택 담보 대출 11억 원 ▲2022년 12월까지 아들 부부가 모은 아파트 전세금 12억 원으로 매입 자금을 충당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2024년 6월, 아파트 매입 시점까지 아들 부부 합산 근로소득이 13억5천만 원이라고 수치도 제시했습니다.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아들 김 모 씨.
핵심은 2022년 12월까지 모았다는 아들 부부 전세금 12억 원입니다. 아파트 매수 대금 가운데 유일한 자기 자본이기 때문입니다. 김 전 비서관은 ▲며느리 보유 현금 2억 원 ▲며느리 신용 대출 2억 원 ▲아들 기존 재산 2억 4천만 원이 있었고, 나머지는 부부 소득으로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사 며느리, 결혼 전까지 10원도 안 쓰고 모아야 2억 원 가능

며느리 임 모 변호사가 2022년 1월 결혼 당시 보유했다는 현금 2억 원은, 김 전 비서관 설명 그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2억 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저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임 변호사는 2019년 7월 중소형 로펌에 들어가 약 1년 1개월 근무했고, 이후 또 다른 비슷한 규모 로펌에서 약 9개월 일했습니다. 이 두 로펌 신입 변호사 초봉은 대략 연 6천~8천만 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혼 몇 달 전인 2021년 5월 대형 로펌으로 이직합니다. 이때 연봉은 1억5천만 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결혼 시점까지 받은 연봉을 최대로 후하게 잡으면 세전 2억5천만 원 정도입니다. 세후 실수령액은 2억 원이 안 됩니다. 월급을 10원도 안 쓰고 저축만 한 뒤, 축의금까지 모으면 가능한 액수이긴 합니다.

이 기존 보유 현금 2억 원에 신용 대출 2억 원, 그리고 2022년 12월 전세금 마련 시점까지 세전 1억5천만 원의 1년분 세후 급여를 더하면 임 변호사는 5억 원 정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12억 원 전세금까지 7억 원이 남았습니다.

컨설턴트인 아들 김 씨 "연봉 고액인 건 맞지만…"

아들 김 씨 연봉을 구체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김 씨는 2020년 4월 맥킨지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뒤 BA 직급으로 2년 1개월, ASSO 직급으로 1년 6개월, 2023년 10월부터 EM 직급으로 일했습니다.

맥킨지 내부 관계자는 "BA 직급 기준 초봉은 8천만 원 정도, 사이닝 보너스를 포함하면 1억 원 정도"라며 "ASSO 직급 연봉은 1억3천만 원 정도고, EM 직급이 되었을 때 연봉 2억 원을 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치를 계산하면 아들 김 씨가 2022년 12월까지 받았을 총 연봉과 보너스 등은 세전 2억5천만~2억7천만 원 수준으로 분석됩니다.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 하면 2억 원 안팎입니다.

지난 2021년 재산공개 서류에 따르면, 아들 김 씨의 재산 총액은 약 2억4천만 원이었습니다. 2020년 말 기준이기 때문에, 앞서 추정한 실수령액 일부가 포함됩니다. 2020년 실수령액 예상치는 넉넉히 잡아도 약 6천만 원입니다. 중복된 이 금액을 빼고 기존 보유 재산과 2022년 12월까지 소득을 합하면 3억8천만 원 정도입니다.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아들 부부가 전세금 12억 원에 거주했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김 전 비서관은 아들 부부가 전세금 12억 원을 직접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정한 임 변호사가 모은 돈 최대치와 합하면 약 8억8천만 원이 나옵니다. 김 전 비서관 아들 부부가 2022년 12월까지 생활비를 10원도 쓰지 않고, 모든 급여를 다 모았다고 가정한 금액입니다. 최대한 넉넉하게 잡은 금액입니다. 여전히 전세금 12억 원에 미치지 못합니다.

저희 추정치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정확하더라도 김 전 비서관에게 더 유리하게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추정액을 계산해보면 김 전 비서관이 제시한 숫자는 더 설득력이 없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올 뿐이었습니다. 더구나 생활인이라면 먹고, 입고, 이동하는 비용을 쓰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돈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경실련 "김병욱 해명 보니 아들 부부 수입뿐 아니라 지출까지 검증해야"

김 전 비서관은 구체적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결혼식 축의금도 거론했습니다. 고액 연봉자라 하더라도 20대 중후반 사회 초년생 부부 축의금은 수천만 원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 이상 규모라면 사실상 김 전 비서관 앞으로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합니다.

2022년 당시 10년에 5천만 원까지만 부모가 세금 없이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거액의 증여가 있었다면, 김 전 비서관 재산공개 서류에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김 전 비서관 해명을 쭉 살펴본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는 수입뿐 아니라 지출 기록까지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며느리가 '원래 현금 2억 원을 갖고 있었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말로는 해명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말이 아니라 연말정산 기록 등 부부의 소득과 지출 내역을 함께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들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들 회사는 여의도인데, 회사 가까운 강남 개포동 아파트 샀다?

해명과 현실의 괴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김 전 비서관은 "맞벌이인 아들 부부는 출산 때문에 2024년 9월, 직장과 가깝고 기존 전세 거주하던 곳인 개포동에 주택을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아들이 다니던 맥킨지 한국지사는 서울 여의도 중심에 있다. 강남구 개포동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아들 김 씨가 다니던 맥킨지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 중심에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 기준 강남 개포동에서 여의도 사무실까지 약 1시간이 걸립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왕복 2시간이 걸리는 게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닙니다. 여의도와 강남 사이에도 아파트는 많습니다. 사무실 가까이라 강남 아파트를 샀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며느리가 다니던 회사가 서울 강남에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비서관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며느리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가 가능한 곳으로 연봉을 30%나 깎아 가면서 이직했다"고 밝혔습니다. 며느리는 직장 위치가 상관이 없었던 겁니다.

부동산 전문가들 "이른바 '영끌' 이상의 부동산 '투기'로 봐야"

김 전 비서관은 능력이 되는 아들 부부가,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 설명대로면 며느리는 강남 아파트를 사는 데 신용 대출 2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을 넘어 신용 대출까지 끌어다 쓴 이른바 '영끌'입니다. 다만, 2억 원 신용 대출을 전세금에 보탰다가 이후 아파트 매수에 활용해 한 단계를 거쳤습니다.

결국 김 전 비서관 해명대로면 아들 부부는 차입금만 20억 원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매입 형태는 '투기'에 가깝다고 지적합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원용 변호사는 "이른바 '영끌'은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대출을 받는 걸 말하는데, 부모 돈 7억 원에 은행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까지 동원했다면 '영끌' 그 이상의 투기 형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우리나라 부동산이 하도 불안정하니까, 애들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집을 사 놓고 미국에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우리나라 부동산이 하도 불안정하니까, 애들이 집을 사 놓고 미국에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쩌면 이 발언이야말로 실거주만 목적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밝힌 셈입니다.

아들 부부, 은행과 부모에게서 빌린 돈 갚는데 매달 9백만 원 이상 필요

JTBC는 지난 20일 최초 보도 당시 김 전 비서관 아들의 은행 대출금을 약 10억 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엊그제(24일) "은행 대출금은 11억 원으로, 해명해야 할 돈이 1억 원 줄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초 공개된 재산공개 서류에 아들 김 씨는 은행 대출금 약 10억7천만 원이 있었습니다. 김 후보 해명과 재산공개 서류 내용을 종합하면, 김 씨의 주택 담보 대출은 일정 기간 이자만 내는 방식이 아니라,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 나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출 기간을 얼마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대략 월 600만 원 이상 갚는 중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에 며느리 임 모 변호사 신용 대출 2억 원에 대해 이자만 낸다고 해도 월 최소 60만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비서관 부부가 빌려준 현금 7억 원에 대한 이자도 매달 갚아야 하는데, 월 최소 250만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종합하면 김 씨 부부는 매달 900만 원 이상을 갚아야 합니다.

미국 대학원 유학 생활비 연간 '억 단위' 추정 "이 돈은 누가?"

이게 다가 아닙니다. 김 전 비서관 아들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MBA 유학 중입니다. 회사에서 학비를 지원해주지만, 현지 3인 가족 생활비는 김 씨 몫입니다.

미국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서 하버드대학교 주변 매물을 검색했다. 3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집도 월세 500만 원이 넘는다.
미국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서 하버드대학교 주변(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월셋집을 찾아봤습니다. 싼 집들도 월 500만 원 이상 필요했습니다. 김 씨 부부 집 주소는 모르기에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아무리 작은 집에 머물러도 매달 최소 수백만 원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식비, 보험비, 병원비 등 모든 생활비를 고려하면 월 1000만 원 이상 필요하다는 게 현지인들 설명입니다.

특히 미국 하버드대학교 MBA를 졸업한 미국 모 대학 한국인 교수는 "하버드 주변은 한국처럼 대형 아파트 거주 단지가 없어서 월세가 엄청나게 비싸다"고 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있으면 울음소리 때문에 보통 주택을 통으로 빌리는데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월세가 800만~1000만 원에 이른다"고도 했습니다. 물론, 더 작은 집에서 검소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또 "차가 있으면 주차비로만 연간 500만 원 이상 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 물가 자체가 워낙 비싸고, 하버드 주변 지역은 땅까지 좁다"면서 "3인 가족 유학 생활비는 연간 '억 단위'로 나가는 게 상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민단체 "공직 선거 후보는 무한 검증 대상, 하나하나 검증해야"

종합하면 김 씨 부부는 매달 최소 현금 2000만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소 추정치입니다. 김 씨는 현재 강남 아파트 세입자에게 받는 월 490만 원이 전부입니다. 올해 초 공개된 재산공개 서류엔 은행 예금이 약 8500만 원입니다. 지난해 제출 자료라, 이미 보유한 현금을 소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앞으로도 계속 매달 거액의 현금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생활하는 걸까요.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아들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엔 세입자가 거주 중이다.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490만 원이다.
공직 선거 후보는 말 그대로 무한 검증 대상입니다. 재선 국회의원이자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이란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그가 그동안 받은 급여는 시민의 세금입니다. 결코 사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더구나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반드시 혁파하겠다"입니다.

김 전 비서관 아들이 2024년 28억 원에 산 강남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36억 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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