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동자는 하루하루가 전쟁, 청와대는 당장 방미통위원 임명해야"
YTN 노조, 26일부터 4일간 파업…오전 방미통위 앞 오후 청와대 앞 기자회견 150여명 참여
전준형 지부장 "새 정부 출범 1년 다돼가, 정말 해결해야 할 때"…"방미통위 4명 먼저 임명해야"
27일 주주총회서 '저널리즘 책무이사'에 편집권 침해 논란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 노조 규탄 결의대회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방미통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유진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즉시 취소하고 다시 YTN 지배구조를 정상화해야 하는데 방미통위가 움직이기 못한다. 청와대가 방미통위 구성을 안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내락 세력이 방송 장악을 위해 망가뜨린 YTN과 방송사들을 당장 정상화해야 한다. (방미통위 위원) 인사검증 절차가 왜 한달이나 넘게 걸리냐. 언제까지 내란 정권의 피해를 당한 YTN 구성원들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냐. YTN 구성원들은 오늘도 생존권을 걸고 월급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왔다.”
전준형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YTN 노조위원장)은 26일 오후 3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유진그룹의 최대주주(최다액출자자) 자격 박탈과 YTN 공적 소유구조 복원을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YTN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방미통위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7차 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YTN노조 조합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월9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6차 파업을 진행한지 두달반만의 파업이다.
YTN노조가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방미통위 출범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국회에서 의결된 방미통위 위원들을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지부장은 “지난달 26일 국회가 방미통위 위원 5명에 대한 의결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상임위원 1명(천영식 펜앤드마이크 대표)이 부결되면서 4명만 의결돼 청와대 임명 절차로 넘어갔다”며 “1~2주면 4명이 임명돼 방미통위가 정상화돼 언론에 산적한 내란 청산 과제를 이행할 줄 알았는데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나머지 상임위원 1명을 추천하지 않더라도 일단 방미통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게 언론노동자들의 뜻이다. 전 지부장은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다시 (상임위원을) 추천하면 한꺼번에 임명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너무나도 한가한 소리”라며 “YTN은 유진 자본에 넘어가 망가지고 탄압당한지 벌써 2년째”라고 말했다. 그 사이에 YTN노조는 김백 사장과 싸웠고 방통위(현 방미통위)의 '2인 의결'이 위법이라는 판단도 받았다.

YTN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가 야당 추천 상임위원을 기다리며 다른 위원들의 임명을 지연시키고 있다면 방송 정상화를 외면한 명백한 직무유기 행위”라며 “내란 옹호 극우 매체 인사를 추천하는 야당의 무책임한 행태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를 핑계로 방송 정상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정부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방미통위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며 내란 세력의 방송장악을 연장시키는 암묵적 동조”라고 했다.
전 지부장은 “언론노동자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으로 치열하게 버티고 있다”며 “청와대는 언론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청와대 안에서 모양새를 따지지 말라”라고 했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이젠 정말 해결해야 할 때”라며 “지금 당장 방미통위 4명의 위원을 임명해 새 정부 방미통위가 내란을 청산하고 방송 정상화 작업에 착수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최근 YTN은 소위 '진보' 성향의 인사들을 이사에 배치하고 있다.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을 '저널리즘 책무이사'(사내이사)로 선임했다. YTN은 국내 언론사 최초로 '저널리즘 책무이사'를 도입해 보도 편성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인사라고 주장했지만 구성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 지부장은 오전 집회에서 “저널리즘 책무이사라는 말도 안 되는 자리를 만들어 이사회가 YTN 보도를 검열하고 통제하려하고 있다”며 “방미통위가 그냥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 전 사장은 한겨레 사장 시절 한겨레21의 대기업 비판 기사를 표지이야기에서 뺄 것을 지시하며 기사 출고 전 밑줄을 그으며 문제점을 지적해 편집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이사회가 보도를 검열하려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이유정 전 민변 부회장 등이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한겨레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이상규 인터파크 홀딩스 사장이 기타 비상무 이사로 선임됐는데 이 사장은 양 전 사장이 한겨레 사장 시절 한겨레 비상임 이사를 맡은 바 있다.
결국 이러한 인사는 현 정부에 줄을 서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백종규 YTN 기자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YTN은 정권이 바뀌자 지배력 연장을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과거 정권 입맛에 맞는 보수 인사로 이사회를 채웠다면 이제는 또 다른 형태의 코드 인사를 통해 자리를 유지하려 하는데 진영만 바뀌었을뿐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YTN노조 자문을 맡고 있는 안우혁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권이 교체되자 한겨레 전 사장, 민변의 전 부회장(을 선임했는데) 개인적으로 민변 회원으로서 참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고 있다”며 “위법하게 승인받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정치권력에게 잘 보이려는 코드 인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방송사 이사회의 존재 이유와 정반대의 목적으로 이사회를 활용하는 태도이고 YTN 이사회를 이런 방식으로 활용하는 유진은 최다출자자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천영식 펜앤드마이크 대표를 방미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했지만 국회에서 부결됐다. 전 지부장은 “국민의힘은 내란을 옹호하던 극우 매체 대표를 새 정부 방미통위 위원으로 추천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며 “어떻게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이 새 정부에서 다시 방송을 관할하는 방미통위에 임명될 수 있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오는 27일에는 YTN 주주총회가 열린다. YTN 노조는 YTN 이사 선임을 규탄하는 조합원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이어 28일과 29일에 휴일 근무를 거부할 방침이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6일 <위법한 유진 대주주 체제, 신속히 정상화해야>란 논평을 내고 “이번 파업은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라, 정당성을 상실한 지배구조가 지속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며 “법원 판결로 위법성이 확인된 유진그룹 체제가 시정되지 않은 채 유지되는 한,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려는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는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이어 “매각과 심사 과정 전반에 걸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위법성을 바로잡고, 무너진 법과 제도를 복원해야 한다”며 “위법에 관여한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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