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두렁 PC’부터 ‘까르띠에’까지…전재수 둘러싼 ‘3대 진실공방’

박성의 기자 2026. 3. 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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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 ‘밭두렁 파쇄’ 하드디스크 진술 및 ‘785만원’ 시계 시리얼 확보
국힘 “증거인멸 자백이자 뇌물수수 스모킹 건…면죄부 수사 중단하라”
전재수 측 ‘혐의 전면 부인’…“국힘 지도부의 흑색선전, 일 좀 하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하드디스크를 밭두렁에 버렸다는 것은 범죄를 자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 대표님, 부산시장 선거 결과가 두렵습니까, 전재수가 겁납니까."(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지방선거를 흔드는 핵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최근 증거인멸 정황 및 일부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전 의원의 정치적 시효가 끝났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반면 전 의원 측은 "사실무근이며 선거를 앞둔 악의적인 프레임 씌우기"라고 맞서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부산 민심을 뒤흔들고 있는 이번 사건의 3대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건설 사업 추진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 '밭두렁 PC' 하드디스크 파쇄 논란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전 의원실 보좌진의 석연치 않은 하드디스크 처분 방식이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 의원은 지난 19일 검경 합수본의 첫 조사를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말 경찰 압수수색 직전에 전 의원의 지역 보좌진이 사무실 PC의 하드디스크를 버렸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 의원의 지역 보좌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역구 사무실에 있는 PC의 하드디스크를 인근에 있는 "밭에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합수본은 해당 보좌진의 증거인멸 혐의를 수사 중이다.

전 의원 측은 △금품 수수 자체가 허위이기에 △관련 증거를 인멸한 이유도 없고 △지역 보좌진이 실제 PC를 버렸다 해도 전 의원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보좌진도 '윗선의 지시'가 아니라 '당황해서 그랬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조직적인 증거인멸의 '스모킹 건'(결정적인 증거)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드디스크를 밭두렁에 버렸다는 것은 범죄를 자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며, 당내 이른바 '밭두렁 수색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연합뉴스

② '까르띠에' 시리얼 넘버와 수리 기록 미스터리

다른 쟁점은 통일교 측이 구매한 명품 시계의 행방이다. 합수본은 최근 전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시계를 약 785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발롱블루' 모델로 특정했다. 수사팀은 통일교 측이 지난 2018년 대거 사들인 시계 중 하나의 시리얼 넘버(고유 번호)가 전 의원의 지인 B씨가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긴 시계와 일치한다는 기록을 확보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시계의 구매 주체(통일교)와 수리 주체(전 의원 지인)가 연결되는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합수본은 전 의원이 직접 시계를 수수했거나, 혹은 지인을 통해 관리해 온 '차명 보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리 경위를 추적 중이다.

전 의원 측은 △해당 시계를 직접 받은 적도, 착용한 적도 없으며 △시계 수리를 맡긴 지인은 통일교 측과도 원래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 △지인이 개인적으로 시계를 받아 수리했는지는 본인이 알 수 없는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꼬리 자르기식 해명'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SNS를 통해 "시리얼 넘버가 일치하는 진품 시계가 하필 전 의원의 최측근 지인 손을 거쳐 수리센터로 갔다는 것이 우연인가"라며 "지인 뒤에 숨어 오리발을 내밀 게 아니라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 두 번째)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 합수본 '공소시효 맞춤형 수사' 논란

야권은 합수본의 '수사 공정성'도 의심하고 있다. 당초 전 의원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경찰청과 합수본은 시계 가격이 1000만원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팀에 2018년 전 의원에게 현금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시계를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사건이 발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합수본은 전 의원의 수수 금액을 현금 2000만원과 785만원 상당의 시계를 합쳐 총 3000만원 미만으로 보고 있다. 뇌물 액수가 3000만원 미만일 경우 특가법이 아닌 일반 뇌물죄가 적용되어 공소시효가 7년에 그친다. 이 경우 2018년 발생한 사건은 올해가 가기 전 시효가 만료되어 처벌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은 합수본이 수수 금액을 '3000만원 미만'으로 가이드라인을 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금액을 낮게 책정해 공소시효 도과를 유도함으로써 전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합수부가 전재수가 받은 현금은 2000만원 정도이고 시계가 800만원 정도인 것으로 판단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3000만원 이상이어야 뇌물죄가 되는데 금액이 2800만원대에 맞춰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며 "전재수 사법리스크를 털어주기 위한 계산된 수사 진행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이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전 의원은 지난 20일 합수본으로부터 1차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게 있나'는 취재진 질문에 "18시간 동안 모든 의혹에 대해서 아주 소상하게 설명했다. 합수본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엊그제는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 17명이, 오늘은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통으로 흑색선전, 비방에 나섰다"며 "그래서 전재수가 흔들리겠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금 전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이 상임위를 통과했다"며 "일 좀 합시다. 그리고 제발 일 좀 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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