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정유미 검사장, 첫 변론서 정성호 장관 직격…“인사로 검사들 침묵시켜”

강등 인사에 불복해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낸 정유미 대전고검 검사가 재판에서 “피고는 몇 차례 인사를 통한 강렬한 메시지로 검사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직격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26일 정 고검 검사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 첫 변론을 진행했다.
정 고검 검사는 이날 직접 변론에 나섰다. 정 장관을 ‘피고’로 지칭하며, 그가 정치적 의도로 검찰 인사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정 고검 검사는 “피고가 취임한 지난해 7월 말부터 현재까지 불과 8개월 동안 대검 검사급 인사가 무려 다섯 번이나 있었다”며 “인사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정 장관이 취임 직후 검사장들을 새로 등용했다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가 일어나자 이들을 곧바로 좌천시킨 것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정 고검 검사는 “피고 자신이 ‘우수한 자질과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해 중책을 맡긴 검사장들과 지청장들을, 단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포기에 항의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단 몇 개월만에 무더기로 고검이나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시켰다”고 말했다.
정 고검 검사는 자신의 인사도 정치적 의도로 이뤄진 것으로,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승진자와 좌천된 사람들의 면면이 너무 뚜렷해서, 검찰 내부에선 ‘인사가 투명한 건 맞는데 하필이면 정치적으로 투명하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백미로 평가받은 인사는 바로 저에 대한 인사”라고 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 없이 대검 검사급 검사를 고검 검사급 검사로 강등시키는 것은 전례도 없었고 법령과 검사 인사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청 폐지를 앞둔 상태에서 재판부에 빠른 선고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정 고검 검사는 “검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에 저에 대한 위법한 인사명령을 바로잡고 25년 검사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최대한 신속히 재판을 진행해 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장관 측 대리인은 “법무부 장관의 검사에 대한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재량권 남용의 개념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부 측은 검찰청법상 검사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나뉘므로, 대검 검사급을 고검 검사급으로 전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2월 법무부는 정 고검 검사를 검사장급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했다. 검사장급에서 차장검사급으로 사실상 강등하는 이례적인 인사에 정 고검 검사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을 취소하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변론은 이날 종료됐다. 재판부는 “사건의 중요도를 고려해 면밀히 기록을 검토하고 판단하기 위해 선고기일을 넉넉히 잡겠다”며 오는 5월28일 선고를 예고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특수부대 수백명 투입·이란군과 이틀간 ‘격렬 교전’···긴박했던 실종 미군 구출작전
- [단독]캄보디아 교도소에 ‘제2 박왕열’ 있다···“대량 마약 국내 유통, 송환 여러 번 좌절”
- [단독]‘이재명 망했다’던 유튜버 성제준, 음주운전 송치···면허정지 처분도
- 손흥민, 생애 첫 한 경기 4도움 폭발…에이징커브 논란 소속팀서 단번에 잠재웠다
- 대기권서 소멸했나···아르테미스 2호 탑재 국산 초소형 위성, 끝내 교신 실패
- [단독]서울시, 공무원 ‘자기돌봄 특별휴가’ 연 1일 추진···“번아웃·공직 이탈 막는다”
- [속보] 트럼프 “이란과 협상중···6일까지 합의 가능성”
- ‘세계 3대 디자인상’ 구두수선대·가로판매대 온다···서울시, 16년 만에 전면 개편
- [영상]걷는 빨래 건조대인 줄…세상에 없던 ‘이상한 로봇’ 등장
- ‘안젤리나 졸리 딸’ 샤일로가 K-팝 댄서로?···다영 뮤직비디오 티저 깜짝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