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산’ 득점 기계의 뿌리 사랑…엘링 홀란, 2억원짜리 바이킹 시대 역사책 고향에 기증

박효재 기자 2026. 3. 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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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비싼 책이 맨체스터 시티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26)의 손을 거쳐 고향 브뤼네 도서관으로 향했다.

홀란이 최근 브뤼네 도서관에 13세기 역사가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쓴 노르웨이 왕들의 연대기 초판본을 기증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홀란과 아버지 알프잉에 홀란은 지난해 12월 선박왕 겸 수집가인 요한 오드피엘에게서 이 책을 130만 노르웨이 크로네(약 2억원)에 사들였다. 노르웨이 서적 경매 역대 최고가다.

1594년에 인쇄된 이 판본은 왕들의 연대기가 노르웨이어로 처음 출판된 초판으로, 현재 세상에 단 한 권만 남아 있다. 바이킹 시대 왕과 전사, 농부들의 삶을 기록한 이 책은 노르웨이 인쇄·언어사에서도 중요한 문화재로 꼽힌다.

기증 조건은 책을 도서관에 영구 전시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희귀 고서인 만큼 별도로 설립된 재단이 지자체·도서관과 협력해 보안·보존 시설을 갖춘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며, 지역 교육 프로그램과 학교 연계 전시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홀란은 현지 매체 ABC나이헤테르와의 인터뷰에서 “독서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이 항상 펼쳐져 있어서 브뤼네와 예렌 출신 선조들의 이야기를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글 속 인물이 자기 고장 사람들이라는 걸 알면 더 읽고 싶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나는 꿈을 이룰 수 있었지만 그건 소수에게만 허락된 일이다. 책이 더 많은 사람에게 꿈을 꾸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기회를 준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홀란은 기증과 함께 지역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 대회도 마련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학급은 노르웨이 대표팀 홈경기가 열리는 오슬로 울레발 스타디움에서 홀란 및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기회를 얻는다.

브뤼네가 속한 타임 시의 안드레아스 볼순 시장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노르웨이인이 고향을 잊지 않고, 이 놀라운 선물로 청소년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려 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알프잉에 홀란도 “우리의 뿌리는 이 지역에 있다. 스노리의 왕들의 사가에 담긴 뿌리처럼, 이 책과 독서 대회가 새 세대에게도 뿌리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엘링 홀란의 조부모를 비롯해 홀란 가문의 여러 친척은 고향 학교에서 교사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홀란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서 22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르웨이 대표팀에서도 48경기 55골로 자국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 중이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노르웨이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1998년 이후 28년 만의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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