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최악의 혼잡” 미국 공항…공포의 ICE 투입 논란
[앵커]
미국의 주요 공항들이 유례없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국토안보부 셧다운 여파로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데다, 논란의 ICE 요원들이 지원 업무에 투입됐기 때문인데요.
공항 가기 무섭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오늘 월드이슈에서 정다원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지금 미국 공항 혼잡이 극심하다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공항마다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공항에서는 승객들에게 최소 네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라고 안내할 정도인데요.
지금 보시는 곳은 텍사스 휴스턴의 공항입니다.
모든 층이 여행객들로 꽉 찼습니다.
보안 검색 대기 인파는 통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브리사 헨드릭스/여행객 : "원래 어제 8시 5분 비행기였어요. 3시 반에 공항에 도착해서 4시간 동안 줄을 섰는데 결국 비행기를 놓쳤어요. 그래서 오늘 다시 8시 5분 비행기를 타러 왔어요."]
다른 공항들도 대기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질 정도로 혼잡합니다.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공항 시스템에 심각한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국토안보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 '셧다운' 장기화입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충돌하면서,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가 무산됐죠.
이후 6주 가까이 부분 셧다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여를 받지 못한 교통안전청 직원 3천여 명이 퇴사하거나 결근하면서 공항 보안 검색 인력이 부족해졌는데요.
결국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민세관단속국, ICE 요원들이 공항에 배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안 검색 인력이 모자란데, 왜 이민 단속을 하는 ICE 요원들이 공항에 투입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예산 처리에 합의하지 않으면, 심지어 '군 투입'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ICE 요원들은 잘 해낼 겁니다. 그걸로 충분치 않으면, 저는 주방위군도 투입할 거예요. 민주당이 우리 나라를 망가뜨리도록 두지 않겠습니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ICE 요원들 수백 명이 현지 시각 23일부터 미국 14개 공항으로 이동했는데요.
승객 동선 안내, 또 출구 통제 같은 지원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교통안전청 직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교통안전청 직원/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 근무 : "직원들은 ICE 요원이 방해된다고 이야기해요. 우리는 업무 부담이 이미 큰 상황인데, 이젠 그들에게 일하는 방법도 교육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보안 공백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통안전청 요원은 보통 여덟 달 이상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뒤 고도의 보안 업무에 투입되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정확도와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단 겁니다.
[앵커]
ICE 요원들은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지 않았습니까.
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여행객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ICE 요원 배치로 공항 혼잡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공포와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트레이시 게티스/여행객 : "ICE 요원들이 또 누굴 쓰러뜨릴까 싶더라고요. 뭘 잘못 말하거나 행동하거나, 그냥 의심스러워 보이기만 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무서워요."]
일부 공항에서는 ICE 요원 투입에 반대하는 팻말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최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과테말라 출신 여성이 어린 딸 앞에서 체포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체포가 ICE 요원 공항 배치와는 무관한 작전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는데요.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ICE 요원은 공항에서도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설 거라고 발표하면서 불안 심리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지난달에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거잖아요.
이거 해결될 가능성이 좀 있을까요?
[기자]
당장 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를 탓하며 갈등이 격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존 튠/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 "국토안보부를 재가동해서 교통안전청 직원들이 이번 주말 전에 급여를 받게 될지는 민주당에 달려 있습니다. 공은 민주당이 쥐고 있어요."]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 "우리는 예산 지원을 위해 8번이나 투표했는데, 공화당이 8번 모두 이걸 막아버렸습니다."]
여기에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구 유권자 등록 요건을 강화한 '세이브아메리카 법안'을 국토안보부 예산안과 연계 표결하라고 요구하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이틀 전 취임한 신임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은 '셧다운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는데요.
문제는 미국 의회가 다음 주부터 2주간 휴회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이번 주 안에 예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셧다운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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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원 기자 (mo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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