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5월 방중 일정 발표…이란 전쟁 종식시점 가시화 [종합]

김준형 기자 2026. 3.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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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15일로 재확정
트럼프 “기념비적 만남이 될 것”
시 주석 연내 방미도 확인
미ㆍ이란 협상 놓고 엇갈린 주장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만나고 있다.(AP연합뉴스)

이란과의 전쟁으로 연기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5월 중순으로 확정됐다. 전쟁으로 인해 미뤄졌던 정상회담이었던 만큼, 이란 전쟁 종식 시점이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5월 14∼15일 열릴 예정”이라며 “추후 발표될 일정에 따라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미국 답방도 워싱턴 D.C.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번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며 “시 주석과 함께할 시간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기념비적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이달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였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나아가 개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4주, 혹은 그보다 덜 걸릴 수 있다”고 말했던 것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의 방중 일정은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중국 측에 한 달 정도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양국 실무진은 정상회담 일정을 조절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고 예정보다 한 달 반 정도 늦춰진 시점으로 정상회담 일정을 다시 정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방중을 연기했던 만큼 정상회담 일정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는 것은 그 이전까지 이란 전쟁이 종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AP통신은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에 전쟁이 종착점에 이를 수 있다는 낙관적 어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는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가 방중을 위해 사흘간 백악관을 비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전쟁이 끝나야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의 비공개 대화에서 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서 자신이 공개적으로 밝힌 4~6주 내 종전 계획을 고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 달 중순에 전쟁을 마무리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여전히 협상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종전을 위한 이란과의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란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옥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이 제안한 15개항의 종안을 거부하고 대신 전쟁 피해 배상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 인정 등을 골자로 한 5개 조건을 역제안했다. 미국과 협상 중이라는 것도 부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기부자 행사에서 “여전히 이란 측은 우리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국민에 살해될 것이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에 의해 제거되는 것도 무서워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26일 아시아시장에서 국제유가가 다시 2%대로 상승했다.

한편 회담 연기와 관련해 앞서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입장 차이와 전쟁으로 말미암은 외교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앞서 21일자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의 정상회담이 연기된 배경에는 복잡한 이야기가 얽혀 있다”라며 “이란 전쟁 이외에 최근 몇 달 동안 양국 사이에 신경전이 커졌고, 이를 조율하던 가운데 중동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 역시 “미·중 정상회담 연기 배경으로 지목된 중동 사태 등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를 통해 부산에서 만난 양국 정상은 관세와 희토류, 펜타닐 등 주요 의제에 대해 1년의 시한을 두고 일정 수준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실무진 논의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