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공업 참사’ 2차 가해 막는다…유가족·피해자 폄하, 음모론 게시물 삭제

신다은 기자 2026. 3. 26. 14: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전 화재 참사'를 둘러싼 온라인 혐오표현이 확산되자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방미통위)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상시 모니터링과 빠른 삭제 조처를 주문했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방미통위는 이날 주요 플랫폼 사업자와 경찰청이 참석하는 자율규제협의회를 열어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 등 53개 플랫폼 사업자의 74개 사이트에 자율규제를 요구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미통위, 구글·네이버 등 플랫폼 53개사에 요구
지난 23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분향을 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대전 화재 참사’를 둘러싼 온라인 혐오표현이 확산되자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방미통위)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상시 모니터링과 빠른 삭제 조처를 주문했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방미통위는 이날 주요 플랫폼 사업자와 경찰청이 참석하는 자율규제협의회를 열어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 등 53개 플랫폼 사업자의 74개 사이트에 자율규제를 요구했다. 외부 개입은 시간이 걸리니 플랫폼이 먼저 온라인상의 2차 가해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유가족과 피해자를 폄하하거나 음모론을 펴는 게시물은 삭제하라는 것이다. 방미통위는 또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경찰청과 함께 자체 모니터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대전의 자동차 부품 공장 ‘안전공업’에 불이 나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그러자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각종 음모론과 혐오표현이 유튜브와 커뮤니티, 뉴스 댓글 등에 넘쳐났다. ‘대전 화재는 사탄 숭배로 인한 것’이라거나 ‘보험금으로 수익을 본다’는 식의 근거 없는 비방이다. 유가족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방미심위 심의 절차만 기다리기엔 1분 1초가 유가족에게 지옥”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방미심위, 방미통위를 가리지 않은 적극 행정”이라고 당부했다. 실제 1년 가까이 이어진 방미심위 공백으로, 이달 중순 기준 21만여건의 심의가 밀려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방미통위가 긴급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플랫폼을 통한 자율적 삭제 조처는 이런 틈새를 보완하는 방책 중 하나다. 에스엔에스(SNS)나 커뮤니티로 수익을 내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은 평소 전기통신사업법상 ‘사전조치 의무사업자’로 지정돼 있어 불법촬영물 유통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플랫폼들은 성착취물을 자동으로 거르는 인공지능(AI) 필터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재난 피해자 혐오 게시글도 불법촬영물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회적 해악이 있어 방미통위가 이들 사업자에게 유사한 수준의 자율규제를 요구한 것이다. 2022년 이태원 참사 때도 방미심위(당시 방심위)가 플랫폼 자율규제를 요구해 열흘 동안 116건의 혐오 게시글을 삭제했다.

다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그때그때 주문하는 방식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영상은 한번 퍼지면 피해 회복이 사실상 안 되기 때문에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자율규제 기준을 세워서 유포를 막아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자극적 콘텐츠의 트래픽 효과 때문에 적극 개입할 유인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이 구체적인 유통 금지 기준을 마련하고 차단·삭제 조처를 의무화하도록 책임을 지우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해민 의원도 “타인의 비극을 조회 수나 조롱의 도구로 소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닌 명백한 폭력”이라며 “익명성 뒤에 숨은 비겁한 폭력이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