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름값 무서워 비행기 세운다···고유가·고환율에 ‘비상착륙’

노경은 기자 2026. 3. 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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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환율에 흔들린 LCC···노선 줄이고 요금 올려
유가 한 달 새 2배↑·환율 부담 겹치며 수익성 급락
중소 LCC부터 감편 확산···대형사는 버틸지 관심
/ 이미지=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저비용항공사(이하 LCC)의 운항 감축과 요금 인상 발표가 거듭되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수익구조가 흔들리자 대응하는 차원이다. 단거리 위주의 LCC 사업 모델이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업계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중소형 LCC를 중심으로 감편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향후 대형 항공사(FSC)까지 파장이 번질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가 급등 직격탄···체급 큰 LCC로까지 감편 확산 현실화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수일간 잇따라 5월 인천발 미주 노선 감축을 발표하고 있다. 5월 31일까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의 총 26개 항공편과 인천~호놀룰루 노선의 6개 항공편 비운항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 노선 8편, 뉴욕 노선 2편 감편을 이날 추가로 발표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감편 사유로 사업계획 변경이라고 공지했지만 업계는 이란전쟁 이후 급등한 항공유 가격 부담 상쇄 차원일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스타항공 역시 5월 인천~푸꾸옥 노선에서 약 50편 운항을 중단한다. 베트남 현지 급유 제한 리스크와 예약률 등을 반영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어부산도 4월 한 달간 부산에서 출발하는 다낭, 세부, 괌 등의 항공편 운항을 축소할 것을 발표했다. 에어서울 등 다른 LCC들도 4월 이후 일부 국제선 운항을 줄였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형 LCC가 수익성 낮은 노선 중심으로 정리하던 대응 방식은 이제 체급이 큰 LCC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LCC 상위권인 티웨이항공, 진에어 역시 동남아 일부 노선의 비운항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웨이항공은 인천~푸꾸옥 노선을 전면 비운항하고, 인천발 다낭·싱가포르 등 노선 운항 횟수도 기존 30여 회에서 10회 수준으로 의 축소를 고심하고 있다. 진에어도 인천발 다낭, 코타키나발루 노선 비운항 가능성이 거론된 다.

유류비 부담은 이미 요금에까지 반영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초과 수하물 요금을 인상하는 등 부가서비스 가격을 조정했다.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를 높여 비용을 전가하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한 상황에서는 이를 모두 상쇄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4~20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4.9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6.6% 상승, 한 달 전인 2월 평균 대비 129.8% 급등한 수준이다.
항공화물 운송량/ 자료=국토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LCC 구조적 취약성 노출···소비자 부담 확대 불가피, 대형사 확산은 아직

일각에서는 이번 감편을 두고 단기 대응을 넘어 LCC 사업 모델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LCC는 단거리 중심 노선과 낮은 운임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연료비와 환율 변동에 대한 완충 장치가 제한적이다.

특히 LCC는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운임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만큼 요금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를 우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노선 감편과 부가서비스 요금 인상이라는 우회적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유가·고환율 환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는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인다. 항공권 가격 상승과 함께 수하물, 좌석 지정 등 부가서비스 비용이 함께 오르면서 체감 여행 비용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봄 여행 성수기와 5월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비용부담이 겹치며 해외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체력이 충분해 LCC와 같은 급격한 감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장거리 노선과 화물 사업 비중이 높아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어 충격 흡수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이라는 외부 변수에 대한 취약성이 재확인된 만큼, LCC 업계의 수익구조 재편 압력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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