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불안에 車5부제까지…식품업계 ‘비용·운영 동시 압박’

양지원 기자 2026. 3. 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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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오르고 움직임 막히고…업계 '고충'
석유제품 수급 불확실성 커지며 부담 확대
 식품업계는 페트병, 비닐, 용기 등 대부분의 포장재를 석유화학 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나프타 가격이나 수급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양지원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등 석유제품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품업계 부담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원재료·물류비 상승에 차량 5부제 등 운영 제한까지 겹치며 비용과 효율 전반에 동시 압박이 커지는 양상이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로 플라스틱과 포장재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식품업계는 라면, 스낵, 페트병, 비닐, 용기 등 대부분의 포장재를 석유화학 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나프타 가격이나 수급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휘발유·경유 등 연료 가격까지 상승할 경우 물류비 부담도 동시에 확대된다. 업계는 이미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변수까지 더해지며 비용 구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26일 제65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협력업체들과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포장재 수급 불안은 생산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보유한 포장재 재고는 통상 1~2개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서식품과 롯데웰푸드는 약 1~2개월분 재고를 유지하고 있으며, 농심 역시 계열사 공급망을 활용하고 있지만 약 2개월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포장재 수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일부 제품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기업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CJ그룹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차량 5부제'를 전 계열사 및 사업장에 도입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임직원 자가용 이용을 제한하고 방문객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기·수소차와 장애인 차량, 임산부 및 유아 동승 차량, 납품·영업 등 필수 업무 차량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향후 자원안보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재택근무, 거점 오피스, 유연근무제 등 추가적인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T&G는 정부의 에너지 수급 비상 대책에 따라 차량 5부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운행 제한 및 근무 방식 조정까지 고려하면서 에너지 절감이 단순 권고 수준을 넘어 실제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온도 에너지 절약 정책에 동참한다. 오리온은 27일부터 국내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영업·생산 등 필수 업무 차량을 제외한 임직원 차량 운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점심시간 및 퇴근 시 소등, 업무 시간 외 PC 종료 등 대기전력 차단, 엘리베이터 및 냉난방기 사용 자제 등 사무공간 에너지 절감 조치도 병행한다. 임직원 일상에서도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등 전사적인 에너지 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비용 절감과 동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량 운행이 제한될 경우 영업 활동과 유통 관리 효율이 떨어질 수 있고, 물류 운영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단위 영업망을 갖춘 식품업계 특성상 현장 대응력이 중요한데, 이동 제약은 곧 업무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과 운영 제약까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포장재 수급까지 흔들릴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촉발된 에너지 변수는 단순한 원가 문제를 넘어 생산과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당분간 비용 관리와 효율 확보를 동시에 요구받는 복합적인 경영 환경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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