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더 살까?” 중동사태에도 부자는 기회 엿본다 [큰손 따라잡기]
자산 40%는 채권, 대체 자산, 현금에
자산가 포트폴리오, 하방 방어가 핵심
반기 한번 리밸런싱, 목표·비중 점검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의 삼성전자 부스. [삼성전자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6/ned/20260326131951133khuw.jpg)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한번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중동지역에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했고,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흔들렸다.
국내 증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코스피 지수는 단기간에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후 일부 반등이 나타나긴 했지만 시장은 아직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시장이 크게 흔들린 시기일수록 오히려 투자자의 성향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고액 자산가의 움직임은 일반 투자자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현장에서 고액 자산가와 법인 고객을 만나며 체감하는 분위기는 공포보다는 오히려 기회를 탐색하는 흐름에 가깝다. 급락장에서 서둘러 자산을 정리하기보다는 보유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일부 종목에 대해 추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 적지 않게 관찰된다.
삼성전자,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요?
최근 1~2개월 동안 고객 상담을 진행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위험자산에 대한 인식이다. 과거에는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하는 태도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조정이 오면 어떤 종목을 담아야 하는가’, ‘지금이라도 삼성전자를 매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시장이 급격히 하락한 이후에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이런 분위기 중심에는 반도체 산업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확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지속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외에도 자동차 업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AI 로보틱스 전략의 일환으로 아틀라스 로봇을 공개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단순한 완성차 산업을 넘어 로봇·모빌리티 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산과 조선 업종 역시 글로벌 수주 확대와 국가 전략 산업 육성 정책 기대 속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증권 업종 또한 주주환원 강화와 상법 개정 기대가 맞물리며 테마적 매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채권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다소 달라졌다. 단순한 안전자산이라기보다는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한층 신중해졌다. 중장기 채권 편입을 검토하는 흐름과 동시에 듀레이션을 짧게 유지하는 보수적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현금 역시 단순한 유동성이 아니라 시장 조정 국면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전략적 대기 자금’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종합해 보면 최근 큰손의 자산 배분 전략은 비교적 명확하다. 핵심 성장 산업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되 채권과 현금을 통해 변동성에 대비하는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고액 자산가가 ‘추가 매수’하는 이유
최근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금리 사이클 변화에 대한 기대, 그리고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 확산이다. 우선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주가가 선제적으로 반등했다. 이런 흐름은 투자자에게 ‘지금 기회를 놓치면 뒤처질 수 있다’는 심리를 자극하며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의 투자 행태도 이 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도 추가 매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추격 매수가 아니라 실적이 동반되는 우량 기업은 결국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신뢰에 기반한 판단으로 볼 수 있다. 대형 우량주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수록 자금은 더욱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금리 환경 역시 중요한 변수다.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금 대비 기대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면서 “예금을 들고 있으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도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산업 구조 변화 역시 자금 이동의 또 다른 축이다. AI, 로봇, 친환경 모빌리티, 방산, 조선 등은 단기 테마라기보다 국가 전략 산업과 맞물린 중장기 성장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최근의 자금 이동은 단순한 추세 추종이 아니라 금리 환경 변화, 정책 기대, 산업 구조 전환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고액 자산가일수록 3년 이상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에 자금을 배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PB는 어떻게 포트폴리오 설계하나
포트폴리오 설계에서 가장 먼저 점검하는 건 시장 전망이 아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출발점이다.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동시에 감내할 수 있는 손실 범위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먼저 이뤄진다.
최근 큰손 고객들은 관망보다는 기회를 포착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 비중은 40~60% 수준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AI 반도체 관련 핵심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코어 자산으로 두고 금융, 방산, 우주, 로봇 등 다양한 산업으로 분산 투자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일부 고객은 지수나 업종 상장지수펀드(ETF), 랩어카운트를 활용해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도 한다.
채권은 전체 자산의 약 20~30% 수준에서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 단기 채권을 혼합해 금리 변동에 대응하는 전략 자산으로 활용한다.
금과 같은 대체 자산은 5~10% 범위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한다. 현금은 약 15~20% 수준을 유지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추가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전략 자산으로 둔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는 분기별로 1~2회 리밸런싱을 통해 목표 비중을 점검하고 조정한다. 프라이빗뱅커(PB)의 역할은 시장 방향을 맞히는 데 있지 않다.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하방을 방어할 힘, 주식 외 ‘40%’가 핵심
큰손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가장 큰 차이는 자금 규모와 여유다. 자금 규모에서 오는 분산 효과,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시간, 안정적인 현금 흐름, 체계적인 리밸런싱 관리 능력 등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큰손 투자자는 주식 비중을 40~60%까지 확대하더라도 채권, 대체 자산, 현금을 통해 하방을 방어하는 구조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상승 흐름을 보고 특정 종목이나 테마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식 비중 확대만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비중이 아니라 전체 포트폴리오의 구조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세 가지 원칙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 목표 수익률과 허용 손실 범위를 먼저 정해야 한다. 수익 기대만 있고 손실 기준이 없다면 시장 변동성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둘째, 자산을 분산해야 한다. 주식이 유망하더라도 일정 부분은 채권, 현금, 대체 자산으로 나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현금은 남는 자금이 아니라 급락 시 기회를 만드는 전략 자산이다.
셋째,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조정해야 한다. 큰손 투자자가 분기 단위로 리밸런싱을 하듯 개인 투자자도 최소 반기에 한 번은 목표 비중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꾸준한 학습을 통해 감정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의 본질은 방향을 맞히는 일이 아니다. 변동성을 견디고 시장이 흔들릴 때도 포트폴리오를 지켜내는 힘에 있다. 큰손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수익 전망보다 먼저 손실 허용 범위를 정하고 일정 부분 현금을 남겨 두는 균형이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감정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태도, 그리고 꾸준한 학습과 실천이 결국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만든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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