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 막을 수 없어”…1심 재판 다시 시작

이민경 기자 2026. 3. 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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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 ⓒ 뉴스1 박세연 기자

대법원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소송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본 1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다시 1심 법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 19명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7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 기업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에 따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은 2015년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강제동원돼 탄광이나 군수기지 등에서 강제노역을 한 피해자 또는 그들의 유족들이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 등은 1965년 발효된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 행사 자체가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배상 책임이 있는지 따지기에 앞서 ‘한국 법원에는 재판권이 없다’거나 ‘이미 청구권협정으로 끝난 일이라 소송 자체가 안 된다’는 식으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이런 일본 기업 주장을 받아들여 각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소송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등과 소송으로 다툴 수 없다고 했다.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권리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소송을 내고 승소해서 일본 기업의 재산을 강제로 압류하려는 행동 자체가 법적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1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며 “원고들의 소송 제기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본 기업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등을 근거로 1심이 소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당시 대법관 다수는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서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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