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 ㊦ 한국 도입 두고 갑론을박···'스포츠 토토 시사판 vs 파생 상품'

김민 기자 2026. 3.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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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제도권 편입 논쟁 확산
우연 노리고 이득 얻는 도박?
자본시장법 적용 난관 예상돼
여론조사 신뢰성 담보 순기능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가 '예측시장'을 새로운 정보 인프라로 받아들이는 사이 한국에서는 예측시장을 '도박'으로 볼지 '파생상품'으로 볼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판 스포츠 토토일 뿐" vs "위험 관리하는 지식의 파생상품"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가 '예측시장'을 새로운 정보 인프라로 받아들이는 사이 한국에서는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예측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예측시장을 '도박'으로 볼지 '파생상품'으로 볼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도박이라는 시각에서는 정치·사회 이벤트에 돈을 거는 구조 자체가 여론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반면 가격을 통해 집단의 기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금융상품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맞선다. 여기에 정치·사회적 사건을 기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자본시장법과 우연성이 개입된 거래를 사행행위로 볼 수 있는 규제 체계까지 맞물리면서 논쟁은 제도 도입 가능성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예측시장 도입, 한국은?

'예측시장'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특정 사건(이벤트)의 결과를 놓고 돈을 투자하는 거래 시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 등 질문을 제시한 뒤 'Yes' 혹은 'No'에 배팅하는 것이다. 거래자들은 결과를 두고 '주식(Shares)'을 매매할 수 있으며 특정 예측이 적중할 때 1주당 1달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예측시장의 금융 상품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예측시장의 선두 격인 칼시(Kalshi)는 미국 규제당국과의 소송 끝에 일정 범위와 체계 안에서 예측시장을 상품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규제당국과 일부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예측시장을 '도박'이라고 본다. 일례로 애리조나주 법무장관 크리스 메이즈는 "칼시가 자신을 '예측시장'으로 브랜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법 도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이는 애리조나 주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 20건의 고소를 제기했다.

예측시장을 둘러싼 해당 논란은 한국 도입 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측시장이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에서도 예측시장을 주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특성상 도입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도박인가 상품인가

예측시장의 방식은 스포츠 토토와 유사하다. 스포츠 토토는 특정 경기에서 어떤 팀이 이길지를 두고 예측하거나 최종 점수가 어떻게 될지를 예상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며 맞힐 경우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 스포츠 토토는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시행하는 '도박'이다. 결과에 예상치 못한 요소 즉 '우연'이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도박은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8년 대법원 선고 2006도736 판결은 '우연'을 '당사자에게 있어서 확실히 예견 또는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에 관하여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에 영향받게 되면 도박으로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운동 경기는 선수들의 기량과 전략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만 선수들이나 토토에 참가한 사람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요소들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팀과 선수가 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질 수 있으며 준비한 전략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예측시장 역시 결과를 예측하는 분야가 경기가 아닌 정치·시사 이슈일 뿐 도박이라고 볼 여지가 존재한다.
예측시장이 도박과 구별되는 파생상품의 일종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촬영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온라인 예측시장 '폴리마켓'의 광고다. /연합뉴스

자본시장법과 충돌해

그러나 예측시장이 도박과 구별되는 파생상품의 일종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미국의 칼시는 예측 대상 이벤트가 미국 상품거래법(Commodity Exchange Act, CEA)상 '상품(commodity)'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CEA는 상품의 범위를 농산물·에너지뿐 아니라 '권리 및 이익(rights and interests)'까지 포괄하고 있다. 칼시는 예측시장이 주로 △기후 변화 △금리 변동 △정책 변화 등 이미 존재하는 경제·사회적 위험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태도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지난 2월 17일(현지 시각) 예측시장이 사회·경제적 위험 관리에 이바지하는 합법적 파생상품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셀릭 CFTC 위원장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예측시장이 "미국인들이 상업적 위험을 분산(hedge)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사회의 정보 흐름과 언론 보도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기능도 수행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법이 다르기에 예측시장 도입 시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정의에서부터 발목이 잡힌다. 한국은 기초자산을 금융 투자상품·통화·농수산물·신용 지수 및 계량할 수 있는 자연현상 등에 한정하며 정치·사회적 사건은 포함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국내에서는 '선거·정책 결과' 같은 이벤트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여론 파악 도구로써 순기능 수행

한편 예측시장 도입 찬성 측에서는 예측시장이 기존 여론조사의 한계를 보완한 금융상품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거래 가격으로 표현하는 구조상 참여자들의 기대가 집약된 결과가 곧 확률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에서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여론조사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2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당시 일부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 결과에 차이가 나타나며 '샤이표심' 문제와 표본 대표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다른 때에도 여러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만을 설문에서 빠뜨리거나 사전 신고된 질문지와 다른 결과가 공표되는 사례가 일어나곤 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여론조사 자체가 조작될 수 있다'라는 불신마저 생겨났다.

그러나 예측시장은 여론조사와 비교했을 때 구조적으로 조작이 쉽지 않다. 참여자가 실제 자금을 투입하는 특성상 단순 응답 왜곡이나 정치적 의도만으로 가격을 움직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을 왜곡하려면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고 실시간 정보가 반영되며 기댓값이 빠르게 조정되기 때문에 조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하다.

물론 막대한 자본을 동원한다면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측시장 역시 조작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미국 규제당국과 학계에서도 "예측시장이 정보 집합 기능을 수행하지만 동시에 자본 규모에 따라 확률이 왜곡될 수 있다"라는 점을 주요 리스크로 지적했다.

☞파생상품(Derivatives)=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해 새로운 현금흐름을 만드는 증권을 말한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

☞기초자산(Underlying assets)= 파생상품의 기초(근거)가 되는 자산으로 △금융상품 △실물 상품(농축산물·비철금속·귀금속·원유 등으로 나뉜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시장의 혼란을 막고 선물 거래의 불공정성을 방지하기 위해 1974년 설립된 미국의 국가행정조직.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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