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 12패→14승 4패→셧아웃 업셋' 우리카드 박철우 매직, 무엇이 달랐나

김동윤 기자 2026. 3. 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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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대행.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우리카드 선수단이 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박철우(41) 감독대행이 이끄는 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이 원정의 불리함을 딛고 업셋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2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단판 승부에서 KB손해보험에 3-0(25-20, 25-18, 25-18)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준PO 2전 전패의 굴욕을 지워내고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야심 차게 우승에 도전했던 KB손해보험은 봄 배구 1경기 만에 그 걸음을 멈췄다. 또한 2011년 이후 준PO 4연패를 이어갔다.

두 팀의 첫 포스트시즌 맞대결이었다. KB손해보험은 19승 17패(승점 58)로 3위를 확정하며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갔다. 우리카드는 막판 파죽의 4연승으로 20승 16패(승점 57)를 기록해 4위로 봄 배구 진출을 결정지었다.

고점의 KB손해보험, 기세의 우리카드 대결로 여겨졌다.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선수와 국가대표 공격진과 세터가 포진한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에서 4승 2패 시즌 상대 전적 우위로 마쳤다. 이에 '끝까지' 즐거운 배구를 표방한 박철우 감독대행의 우리카드는 차세대 세터 한태준과 열정 넘치는 외국인 듀오가 이끌고 베테랑들이 뒤에서 든든히 받치는 형태로 맞섰다.

우리카드 선수단이 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우리카드 선수단이 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결과는 우리카드의 완승이었다.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가 18득점, 공격 성공률 65.22%,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가 15득점, 공격 성공률 66.67%로 펄펄 날았다.

무엇보다 국내 에이스 김지한의 반등이 반가웠다. 김지한은 서브 에이스 4개 포함 10득점, 공격 성공률 50%, 공격효율 41.67%로 결정적일 때마다 KB손해보험의 기세를 차단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박진우, 이상현은 신장 우위를 살려 철벽을 자랑했고 이시몬은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신스틸러가 됐다. 세터 한태준은 빠르고 정확한 토스로 이들을 조율했다.

반면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신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11득점에 그쳤다. 막판 부상으로 고생하던 나경복은 3득점에 그쳤고,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임성진은 4득점, 공격 성공률 17.65%에 그치며 무너졌다.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에서 달라진 우리카드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일단 전임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체제의 우리카드는 6승 12패로 좋지 않았다. 과정도 좋지 않아서 지면 승점 3점을 내주는 일이 빈번했다. 특히 20점 이후 따라붙는 일이 적어 5세트 승리는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시즌 중 급하게 사령탑 자리에 오른 박철우 감독대행은 경기 시작 위치와 상관없이 코트 안팎에서 하나 된 모습을 주문했다. 시즌 중 그는 5라운드 현대캐피탈전 셧아웃 승리 후 "선수들이 서로 너무 좋아 미치겠다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이게 내가 원했던 우리카드의 배구"라면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방향성을 설명했고 때로는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그걸 선수들이 스스로 잘 만들어줬고 잘 따라줬다. 앞으로도 이런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대행(검은색 옷)이 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우리카드 정성규가 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실제로 우리카드 선수단은 첫 경기부터 부산 원정을 풀세트로 잡아내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선두 대한항공을 잡았고 수원 원정을 또 한 번 5세트 접전 끝에 이겼다. 이때부터 반짝 효과라는 말은 사라졌다. 이후 18경기에서 박 감독대행 체제 우리카드는 14승 4패를 거뒀고 원정 8경기에서는 무려 전승을 거뒀다. 그러자 우리카드의 후반기 행보는 박철우 매직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전술적으로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코트 안팎의 온도 차가 사라졌다. 백업 존의 선수들은 의욕적으로 몸을 풀었고 가장 눈빛이 살아있는 선수는 코트 안으로 투입됐다. 선수들마다 알아서 제 역할을 찾아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냈다.

정성규, 김동영은 원포인트 서버로서 신스틸러 역할을 했고, 한성정, 이시몬은 주전 못지않은 기량으로 지친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웠다. 리베로 오재성, 김영준이 이끄는 후방과 박진우-이상현이 이끄는 미들진에게서는 어떤 공도 막아내려는 집착마저 느껴졌다. 이날 코트 앞뒤로 어떻게든 공이 올라오자 아라우조, 김지한 양 사이드의 움직임이 훨씬 원활해졌다. 무엇보다 계속된 부진에도 외국인 듀오의 공격 성공률 60%는 우연이 아니었다.

후방이 안정되자 혈기 넘치는 외국인 듀오도 힘 조절을 할 수 있게 됐다. 경기 중 과도한 행동은 과감한 벤치행으로 정리됐다. 김지한은 정반대다. 계속된 부진에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던 27세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는 적절한 휴식과 사유할 시간을 가지며 차츰 자신감을 찾았고, 중요한 순간 최고의 퍼포먼스로 보답했다.

짧다면 짧은 3개월의 시간, 박 감독대행 체제의 우리카드는 기세를 상수로 만들었다. 27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릴 현대캐피탈과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PO)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대행(검은색 옷)이 5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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