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깨고 반격 나선 스맥… "SNT의 노림수는 '이것'에 있다" [이슈체크]

나은수 기자 2026. 3. 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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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T의 지분 매입은 적대적 M&A
스맥 대표 "위아공작기계가 SNT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면 피해는 스맥 주주" 주장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작기계기업 스맥의 경영권 분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맥 지분을 단기에 대거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SNT홀딩스는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존 경영진도 우호 지분을 끌어들이며 경영권 사수에 나섰습니다.

이사선임 표결의 지분율 격차는 2% 안팎으로, 초접전 상황입니다. 결국 60%의 지분을 보유한 일반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경영권 향방을 가를 전망인데요, SNT홀딩스는 지난 19일 소액주주간담회까지 열며 자신들의 안건에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SNT홀딩스 측은 스맥 경영진의 문제점들을 정조준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지난해 위아공작기계(현대위아 공작기계부문이 분할독립한 기업)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본감소에 대해 불투명한 회계 처리가 있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스맥 경영진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이 같은 의혹에 침묵하던 스맥 측이 MTN 이슈체크팀을 만나 입장을 상세히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총의 캐스팅보트인 소액주주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스맥의 경영권 분쟁 스토리, SNT홀딩스 측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들, 이에 대한 스맥 측의 반박 등을 차례로 짚어봅니다.

■ SNT홀딩스의 기습 매입…회계 의혹 정조준 나섰지만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건 지난해 6월입니다. SNT홀딩스가 스맥의 지분을 처음 매입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당겨졌죠. 시기적으로 보면 스맥이 사모펀드 릴슨프라이빗에쿼티(이하 릴슨)와 손잡고 위아공작기계를 인수를 공식화 한지 약 한달 만입니다. SNT그룹도 공작기계 사업을 하고 있는만큼 위아공작기계 인수에 따른 사업적 시너지를 보고 매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SNT홀딩스는 단숨에 스맥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이후 기존 최대주주인 최영섭 스맥 대표이사가 주식을 매입하며 다시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등 지분 경쟁이 이어졌지만 SNT홀딩스가 재차 지분율을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되찾았습니다. 현재 지분율은 SNT홀딩스 21.19%, 최영섭 대표 측 19.1%로 초접전 상태입니다.

올해 주총은 이사진 6인 전원을 선임합니다. 스맥의 최대 이사 정원 수도 6인인만큼 이번 주총 이후 향후 3년(이사진 임기) 간 이사진 변동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측 모두 이번 주총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SNT홀딩스는 지난 19일 소액주주간담회를 열며 표심 잡기에 돌입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스맥의 재무, 지배구조, 투자 구조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며 기존 경영진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스맥의 부진한 실적을 가장 먼저 언급합니다. 스맥의 지난해 매출은 15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7% 급감했습니다. 1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도 했죠. 외부 경기 요인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수준의 실적이라는 게 SNT홀딩스의 주장입니다.

또 하나, 가장 문제 삼고 있는 건 위아공작기계 인수와 관련된 불투명한 회계 처리 의혹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스맥은 지난해 6월 위아공작기계를 34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자체 현금이 많지 않았던 스맥은 사모펀드 릴슨과 손을 잡고 인수합니다. 현재 위아공작기계 지분율은 릴슨 65.2%, 스맥 34.8%로 릴슨 측이 지분은 많지만 공동 경영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SNT홀딩스는 인수 과정에서 스맥이 릴슨 측에 우선수익보장 등 과도한 혜택을 제공했고, 이 부담이 지난해 회계결산에 작용해 스맥에 대규모 자본 감소가 일어난 것으로 의심합니다. 스맥은 지난해 유상증자(429억원), 자사주 처분(179억원) 등을 하면서 3분기 말 기준 자본이 1736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연말 기준 자본은 975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SNT측은 스맥의 자본감소가 릴슨에 대한 우선수익보장 약정의무를 회계상 반영하면서 발생했을 수 있다며, 의혹이 사실이면 중대한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주총에서 SNT홀딩스 측 사내이사 6인이 선임되면 위아공작기계에 대한 인수 구조를 살펴보고 스맥의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회계 의혹 정면 반박한 스맥…"진실과 달라"

스맥은 이 같은 SNT홀딩스 의혹제기에 대해 무대응을 견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의심이 커지고 있었는데요, 경영진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관련 의혹들에 대한 정면 반박에 나섰습니다.

우선 실적 악화에 대한 내용부터 거론했습니다. 공작기계산업이 전체적인 업황부진을 겪었고, 스맥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특히 스맥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70% 이상으로, 대부분이 북미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라 쉽지 않은 환경이 전개됐고, 여기에 가격 경쟁이 미국 외 시장까지 번지면서 타격이 더욱 컸다는 설명입니다.

스맥 관계자는 "지난해 공작기계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할 정도로 회사의 자체적인 문제가 아닌 업황의 영향이 컸다"며 "다른 경쟁사들의 실적도 불가피했을 뿐 아니라 SNT그룹의 공작기계 부문인 SNT다이내믹스의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15%나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SNT홀딩스가 강하게 제기한 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습니다. 재무적투자자(FI)인 릴슨이 인수한 위아공작기계 보통주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회계 처리였을 뿐 이 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할 만한 사안은 없었다는 겁니다.

RCPS는 말 그대로 투자금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이 부여된 주식입니다. FI인 릴슨의 입장에서 향후 투자금 회수에 대한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인수시점에 보통주를 RCPS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RCPS는 발행조건에 따라 회계 처리가 달라집니다.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투자자(릴슨)에게 있다면 발행회사(위아공작기계)는 RCPS를 금융부채로 분류합니다. 반대로 투자자에게는 상환요구권이 없고, 발행회사에 의지에 따라 상환할 수 있는 조건으로 발행된다면, 발행회사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스맥 측에 따르면 릴슨의 RCPS는 상환요구권이 릴슨 측에 있으므로, 위아공작기계는 보통주 자본을 RCPS 부채로 바꿔야 했습니다. 보통주 34.8%를 보유하고 있는 스맥 역시 이와 관련된 회계처리를 했다는 설명입니다.

스맥은 위아공작기계를 관계기업(지분법투자주식)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지분법투자주식 장부가액은 최초 1131억원이었는데 그 이후 릴슨의 RCPS 전환으로 위아공작기계 재무제표에는 자본감소와 부채증가가 발생합니다. 스맥은 "지분법 회계에 따라 위아공작기계 자본감소분을 지분율만큼 반영해야 했고 이에 따라 지분법투자주식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393억원을 하락조정했다"는 입장입니다.



스맥은 지난해 결산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마이너스 지분법 자본조정액 713억원을 반영하게 되었는데요. 이것이 결과적으로 스맥의 자본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스맥의 이번 대규모 자본감소는 RCPS 전환에 따른 회계처리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셈입니다.

스맥 측은 위아공작기계의 자본감소가 스맥의 자본감소로까지 이어졌지만 장부상 수치가 변화하는 것일 뿐 회사의 실제 현금 유출과 무관하다고 설명합니다.

스맥은 그동안 SNT홀딩스가 제기하는 의혹들에 대해 일일이 대답할 수 없었던 건 회사의 외부감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최영섭 스맥 대표는 "SNT 측도 이같은 회계처리를 잘 알고 있었을 것 같은데, 현 경영진을 공격하고 주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기 위해 교묘한 방식으로 진실을 호도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스맥 대표의 호소…"SNT, 위아공작기계 노려"

스맥 경영진은 SNT홀딩스의 지분 매입에 대해 적대적 M&A(인수합병)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자금으로 스맥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위아공작기계만을 가져오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라는 겁니다. 스맥의 이사회를 장악한 뒤 릴슨과 계약 조건을 조정한다면 위아공작기계를 SNT모티브의 자회사로 만드는 게 어렵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그 피해는 스맥 주주들에게 돌아간다는 겁니다.

최 대표는 "위아공작기계를 인수하기 위해 저를 포함한 많은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으며 오랜 시간 정말 많은 분석과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 위아공작기계를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지, 스맥과 시너지를 어떻게 가져갈 것 인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비전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부터 코로나로 인한 경영 위기까지 숱한 고비를 넘어 온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나은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