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포럼2026] 주폴레티 “미래 예측보다 불확실성 통제”···창업 패러다임 바꾼 효과추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창업의 핵심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역량이다."
짐 주폴레티(Jim Zuffoletti) 버니지아대학교(UVA) 다든 경영대학원 창업 디렉터는 기존 창업 이론을 뒤집는 '효과추론(effectuation)' 개념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시장 예측과 사업계획 중심의 전통적 모델 대신 제한된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회를 만드는 효과추론이 새로운 창업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6일 시사저널e 제10회 스타트업포럼 2026에서 짐 주폴레티 디렉터는 'Effectual Entrepreneurship – Practical lessons from Expert Entrepreneurs'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수많은 창업가들로부터 얻은 '효과추론'
짐 주폴레티 디렉터는 UVA 다든 경영대학원에서 창업 교육을 이끄는 전문가다. 지난 30여년간 8차례의 창업을 경험하며 기업공개(IPO)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은 기업가 출신 학자다. 그는 "우리가 창업에 대해 배워온 많은 교훈들이 실제 결과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강연을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창업가들은 '시장 조사 및 분석→사업 계획 수립→자금 조달→실행'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표준 모델'로 불리는데, 주폴레티 디렉터는 이 모델이 "사전 예측 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즉 창업 시장과 고객 수요, 자금 규모 등은 정확히 예측이 불가능하며, 현실의 창업 환경은 예측한 것보다 훨씬 큰 불확실성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주폴레티 디렉터는 인도 출신 학자 사라스 사라스바티(Saras Sarasvathy)가 세계 각국의 숙련된 창업가들을 연구해 도출한 '효과추론'을 근거로 제시했다. 효과추론은 15년 이상 창업 경험을 가진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실제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해 도출했다.

그는 "성공한 창업자들은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불확실성을 통제 가능한 범위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선택한다"면서 "전문 창업가들은 기대 수익이 아니라 잃어도 괜찮은 수준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리스크 관리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밝혔다.
◇효과추론이 적용된 '에어비앤비·카카오'
디렉터는 효과추론은 에어비앤비와 카카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에어비앤비의 출발점은 '남는 방과 에어매트리스'였다. 창업자들은 자금이 부족하자 정치 이벤트를 활용한 시리얼 판매로 자금을 확보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기회로 전환했다. 이후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숙박 시장을 재편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주폴레티 디렉터는 "에어비앤비, 카카오는 시장을 분석해 진입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생성형AI 시대에 맞는 창업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AI는 지식 확장, 실험 설계, 협업 파트너 탐색 등에서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는 창업자가 가진 자원(버드 인 핸드)을 확장하고, 저비용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한계점도 짚었다. 그는 "AI는 실제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다. 사업의 이해관계자가 될 수 없고,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인간의 몫"이라며 "새로운 시장과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주폴레티 디렉터는 효과추론이 기존 창업 이론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닌 보완적 도구라고 강조했다. 예측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기존 전략이 유효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영역에서는 효과추론이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 네트워크, 능력들이 사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는 '크레이지 퀼트'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은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상황을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결국 성패를 가른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