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기름값 줄인상 우려에…축산농가 ‘비명’ [중동發 물가쇼크]

강승연 2026. 3. 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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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축산농가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수입 의존도가 큰 사료나 건초부터 등유까지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식당에서 1인당 2만원에 먹던 돼지고기가 4만원이 될 수 있다"며 "환율·유가 상승이 사료업체와 농가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결국 소비까지 줄어들게 하는 악순환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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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영향 커…수입 사룟값 인상 임박
“원료 운임비, 전쟁 후 최대 2배 올라”
사시사철 등유 쓰는 양계농가도 ‘한숨’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불안한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축산농가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수입 의존도가 큰 사료나 건초부터 등유까지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양축용 배합사료 공장도 평균가격은 ㎏당 615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7%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배합사료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째 상승세다. 축종별로 1년간 상승폭을 보면 양계용 사료가 0.9%로 가장 높았다. 양돈용(0.8%), 육우용(0.6%)이 뒤를 이었다.

국내 축산농가는 사료 대부분을 해상으로 들여오는 수입산에 의존한다. 현재 사료용 곡물의 수입 의존도는 80~90%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사료나 볏짚을 일부 활용하는 소 농가를 제외하면, 수입 사료 의존도는 거의 10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유가 변동에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뛰는 상황이 지속되면 사료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원화 기준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26.0(2015년=100)으로, 전 분기보다 1.2%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는 중동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전망치다. 향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사료업계 관계자는 “사료 원료의 50~60%를 차지하는 옥수수는 미 대륙에서 일본까지 오는 선적료가 (중동) 전쟁 전만 해도 톤당 25~40달러였는데, 이제 50달러에 육박했다. 설상가상으로 바이오에탄올 수요가 늘며 원료가 되는 옥수수 가격 자체도 톤당 250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270~280달러로 올랐다”며 “옥수수는 계약 후 들여오는 데 한 달 반가량 걸리는데, 다음 달부터 인상분이 반영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료·건초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고 해상 운임이 오르는 상황이 계속되면, 수입업체들이 판매가에 환율 상승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료·건초 가격이 오르면, 출하 전까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급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료는 물론, 난방용 등유를 많이 사용하는 양계 농가도 비상이다. 양계 농가는 병아리 사육 적정 온도를 맞추기 위해 여름에도 난방 시스템을 가동한다. 닭 10만마리를 기르는 농장주 A씨는 “농장과 계약된 육가공업체로부터 기름과 사료를 받아 당장 영향은 없지만,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면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면세유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했다. 한 양계업계 관계자는 “사료비가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해 농가 불안이 크다”며 “육계 농가는 여름에도 불을 때는 곳이 많아 기름값 상승에 예민하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생산비 부담이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지며 소비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축산물품질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소 안심 1+등급 100g 평균 소비자가격은 1만5789원으로, 전년 대비 14.8%, 평년 대비 12.2% 올랐다. 삼겹살 가격도 100g당 2616원으로 평년보다 15.3% 비싸다. 육계 역시 전년이나 평년보다 10% 이상 오른 상태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식당에서 1인당 2만원에 먹던 돼지고기가 4만원이 될 수 있다”며 “환율·유가 상승이 사료업체와 농가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결국 소비까지 줄어들게 하는 악순환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육류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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