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봄으로 착각한 꿀벌의 집단폐사···‘인공 겨울’로 지킨다
“기후 위기가 부순 생체 시계 복원”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인한 꿀벌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정부가 ‘월동 환경 제어’ 기술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겨울철 일시적으로 이어지는 고온에 봄이 온 것으로 착각한 여왕벌이 알을 낳고, 일벌들이 알을 돌보다 집단폐사하는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농촌진흥청은 벌통 주변의 온·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꿀벌의 겨울잠을 돕는 ‘꿀벌 월동 환경 유지 기술’ 2종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상기온은 꿀벌 생태계에도 적신호를 주고 있다. 여왕벌은 겨울철 기온이 12도 이상인 날이 사흘 이상 이어지면 계절을 착각해 산란을 시작한다. ‘육아’에 투입된 일벌은 호르몬 변화로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러다 봄이 오기 전 일벌이 모두 죽으면서 벌 무리 전체가 붕괴하는 피해로 이어진다.
꿀벌 폐사의 악영향은 양봉 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과수·채소 등 수분에 의존하는 농업 전반의 생산량 감소로 연결된다. 생태계 균형에도 영향을 미쳐 ‘연쇄 위기’로 이어진다.
농진청은 개발한 월동기술은 실내형과 야외형 2종류다.
‘꿀벌 월동 저장고’는 실내 온도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고, 습도를 70% 이하로 제어하는 저온 제습 시스템이다. 일반 제습기 대신 공기 중 수분을 얼음으로 만들어 제거하는 방식으로 저온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습도를 관리할 수 있다. 꿀벌의 생태 특성을 고려해 저소음 모터와 공기정화 필터를 적용했다. 시각 자극을 줄이기 위해 붉은 조명도 도입했다.
야외 벌통을 위한 ‘물주머니 활용 보온 기술’은 물의 상태가 변할 때 발생하는 잠열을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마그네타이트를 포함한 물주머니를 벌통 외부에 설치하면 밤에는 물이 얼어 열을 방출하고, 낮에는 녹으면서 열을 흡수해 온도 변화를 안정화한다. 실제 농가에 적용해본 결과 벌통 외부 온도 변동 폭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두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2027년까지 현장 검증을 거쳐 2028년부터 시범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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