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힘든 아이의 속마음
Q. 6세 아이인데 친구나 부모에게 실수로 무엇인가를 잘못했을 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힘들어해요. 말로 사과하는 이유와 방법을 알려주는데도 아이가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이의 속마음은 무엇이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A. 1. 부모가 알아야 할 상호주관성을 살펴봅니다
1) 어른의 관점으로 보면 실수를 했을 때 말로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고 평범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말로 사과하지 못하는 아이가 잘못된 것 같고, 고쳐줘야 할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실수를 하게 되면 잘못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축되어 상대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힘들지만 그것보다도 스스로의 마음이 불편한 것이 더 큽니다. 자신의 마음이 감당이 되고 심리적으로 소화가 되어야 상대에게 사과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는 기질적으로 내향적이고 소심하고 수줍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경우라면 자존심때문에 사과하는 것이 힘들 수 있는데 말로 사과를 하고 나면 정말 내가 잘못된 사람처럼 느껴져서 작아지고 없어지는 느낌일 것이고, 무의식적으로 그 느낌을 느끼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른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이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깊게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가 선뜻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사과하는 방법을 몰라서도, 사과하는 이유를 몰라서도 아닐 것입니다.
2) 아이의 속마음은 내가 사과해도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지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상대가 사과를 받아주지 않더라도 용기를 내서 말할 수 있는 힘은 어떻게 키워지는 걸까요? 상대랑 무관하게 내가 내 행동을 책임지고 올바르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요? 에드문트 후설이 상호주관성을 철학적인 의미에서 정립한 이후 사회학적으로나 심리학적인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1인이 아닌 2인 이상의 대상관계 역시 상호성, 상호주관성을 기본으로 합니다. 즉, 아이가 해야 할 말을 해야 할때 할 수 있으려면 우선 부모로부터 아이가 상호주관적인 존재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질문처럼 상황을 설명해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은 일방적인 부모 한쪽만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하려고 해도 안되서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 있는 아이의 존재가 부모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잘 안되는, 용기를 내기 어려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입니다. 위로는 상대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상호주관성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2. 아이가 획득해야 할 상호주관성을 알아봅니다
1) 보통 유아인 아이가 실수를 하면 자신의 감정과 기분으로 가득차서 상대를 생각할 심리적인 기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는 유아가 자아를 키워가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며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내적인 분화가 생기면서 상대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경험이 쌓이고 반복되는 과정은 다시 말해 발달을 의미하고, 유아의 발달은 함께 해줄 대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대상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는 상호성을 획득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상호성은 사회성의 기본이 됩니다. 관계는 각자의 주관성으로 참여하면서 동시에 최소 두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관계는 주관이 개인의 내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2) 몸은 내면을 반영하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로 내적인 문제가 생긴다면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몸은 의식은 실시간으로, 무의식은 무시간으로 보여주는 흔적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내적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을 수 있고 평소 행동이 부자연스럽거나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들을 참고하면서 움직임과 에너지를 조화롭게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체활동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의 행동에 변화를 위해서는 아이 주변에 좋은 대상이 존재하는지, 아이가 그 대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내면의 상태가 행동으로 이어지기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해독은 어른의 몫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교육학 석사, 동대학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에서 심리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간이 평생 배워야 할 단 하나의 학문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철학과 소신으로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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