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리커머스는 어떻게 이커머스의 성장축이 됐을까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리커머스(Re-commerce)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과거 개인 간 거래(C2C)에 머물렀던 중고 거래가 이제는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B2C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중고 거래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으로 가성비 소비가 확산되며 중고 상품은 합리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시에 환경과 윤리적 소비에 민감한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편입되며 재사용과 순환 소비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여기에 희소성을 기반으로 한 리셀 시장이 성장하면서 일부 상품은 수집과 투자 대상으로 거래된다.
소비자 인식의 변화 역시 뚜렷하다. 이베이가 전 세계 소비자와 셀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5 리커머스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앞으로도 중고 상품에 대한 지출을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Z세대 59%, 밀레니얼 세대 56%가 ‘중고 상품에 대한 지출을 더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술과 플랫폼의 고도화도 리커머스 확산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다. 과거에 중고 거래는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오프라인 거래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제품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제품 검색, 가격 비교, 거래 안전성까지 플랫폼이 지원하면서 중고 거래에 대한 접근성과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 예컨대 BTS 포토카드가 플랫폼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 직접 배송되는 거래도 일상적인 판매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변화는 역직구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에서 유통되는 상품 자체가 차별화된 콘텐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K-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한국 셀러들의 해외 판매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이베이에서 한국 셀러들은 2024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역직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리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는 플랫폼 내부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경매 기능을 기반으로 개인 간 거래가 활성화돼 온 이베이는 전통적으로 중고 거래가 활발한 플랫폼인데, 최근에는 규모가 훨씬 커져 전체 매출 규모(GMV)의 40% 이상이 중고 거래에서 발생할 정도로 리커머스가 플랫폼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셀러들의 매출에서도 중고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리커머스 거래 카테고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K-콘텐츠 기반 상품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K-팝 스타의 포토카드·앨범·공식 굿즈 등이 해외 팬들 사이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GD&태양 굿보이 88 서울 올림픽 스냅백’이 활발히 거래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전통 문화 굿즈가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패션, 잡화 같은 일상 소비재는 물론 명품 가방과 시계, 트레이딩 카드, 미술품, 상업용 장비,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베이 한 자동차 부품 셀러는 고장 난 자동차 부품을 직접 수리해 다시 판매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제 셀러들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게 됐다. 새 상품뿐 아니라 중고 상품까지 판매 영역이 확장되면서 개인과 중소 판매자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고 있다.
결국 리커머스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닌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끄는 흐름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역직구 활성화를 새로운 수출 전략의 한 축으로 검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K-리커머스가 만들어갈 시장의 확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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