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비난 ‘인종차별 피해’ 이탈로 “가족과 제주 식구들 덕에 이겨냈어”···“제주에서 꼭 최고의 순간 맞이할 것” [이근승의 믹스트존]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6. 3. 2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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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28·브라질)는 제주 SK 스카우트가 브라질 북부 아마존 열대 우림 지대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를 연고로 하는 아마조나스 FC(브라질 3부)에서 뛰는 걸 직접 확인한 뒤 영입한 미드필더다.

이탈로는 제주의 복덩이가 됐다. 이탈로는 첫 시즌(2024)부터 왕성한 활동량과 공중볼 장악력, 스피드, 균형 잡힌 공·수 능력을 뽐내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제주는 일찌감치 제 기량을 증명한 이탈로와 재계약을 맺고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탈로는 큰 기대를 품고 제주에서의 3년 차 시즌을 준비했다. 제주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세르지우 코스타를 사령탑에 앉히는 등 구단 안팎의 기대도 컸다.

제주 SK 이탈로. 사진=이근승 기자
이탈로에게 예상 못 한 악재가 들이닥쳤다.

이탈로는 3월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광주 FC와의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30분밖에 뛰질 못했다. 볼 경합 과정에서 고의성은 없었으나 거친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것.

더 큰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일부 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탈로에게 분노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영어와 포르투갈어로 이탈로의 피부색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인종차별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이탈로의 여자친구와 가족에게까지 모욕적인 비난을 가한 이들도 있었다.

이탈로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MK스포츠’가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이탈로와 나눈 이야기다. 해당 인터뷰는 17일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했다.

제주 SK 이탈로. 사진=이근승 기자
Q. 올 시즌 개막전 퇴장으로 2경기를 쉬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두 달의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올 시즌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 시간이었다. 제주 모든 구성원이 열심히 하면서 자신감을 더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나의 잘못으로 동료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광주전 퇴장 후 남은 시간을 지켜보면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이후 2경기에서도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Q. 개막전 이후 인종차별 피해를 보았다. 그 시간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내가 혼자였다면 이겨내기 어려웠을 거다. 가족이 정말 큰 힘이 되어줬다. 나의 또 다른 가족인 우리 제주 식구들도 내가 혼자가 아니란 걸 알게 해줬다. 코스타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동료들, 프런트 모두가 함께 아파하면서 나를 안아줬다. 어떤 선수든 어려운 순간이 있을 거다. 이번 일이 나에겐 그런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는 게 슬프기도 하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내 가족들, 제주 식구들 덕분에 이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면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3월 15일 FC 서울과의 홈 경기에 앞서 이탈로를 위로하고 응원한 제주 SK 팬들. 사진=이근승 기자
Q. 제주 팬들이 15일 FC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이탈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제주가 나의 또 다른 가족이란 걸 느낀 순간이다. 정말 감사하다. 팬들의 위로와 지지가 이 아픔을 극복하는 데 아주 큰 힘이 됐다.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이다.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

Q. 제주가 2025시즌을 마치고 큰 변화를 줬다. 그 변화 중 하나가 코스타 감독이다. 코스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난 이후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는가.

긴 시간이 흐른 건 아니지만, 많은 변화를 느낀다. 선수들이 코스타 감독님 체제에서 훈련하는 걸 즐기고 있다. 코스타 감독님의 훈련 세션에 큰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타 감독님은 이 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신다. 훈련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변화를 체감할 것인지도 알려주신다. 아직까진 결과가 부족하다는 걸 안다. 분명한 건 지금처럼 서로를 믿고 나아가면, 반등의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란 거다. 지금처럼 나아간다면, 반드시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Q. 제주의 변화 중 하나는 이탈로를 제외한 모든 외국인 선수가 바뀌었다는 거다. 기티스 파울라스카스, 네게바, 줄리앙 세레스틴, 토비아스 피게이레두 등이 새롭게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제주 선배로서 신입 외국인 선수들에게 조언해 주는 것도 있을까.

내가 제일 선배다(웃음). 제주 3년 차로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기티스나 네게바는 공격수다. 공격수들은 공격 포인트에 따라서 자신감이 오르락내리락한다. 기티스, 네게바가 매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선수는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편이다. 세레스틴이나 토비아스는 경험이 많다. 새로운 무대에서 뛰는 게 처음이 아니다. 다만, 한국에서 생활하는 건 처음이기에 몇 가지 팁을 이야기해 줬다. 다들 한국에 잘 적응하고 있다. 점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거다.

이탈로. 사진=이근승 기자
Q. 제주도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이 제주살이에 대한 로망이 있다. 외국인 선수로서 제주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최고다(웃음). 제주에서 3년 동안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다. 생활은 100% 만족스럽다. 제주도란 곳은 항상 평온하다. 언제든지 어디든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 조금만 나가면 바다에서 여유로운 시간도 보낼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다. 팬들은 항상 반갑게 맞아주신다. 브라질에 있을 때도 제주도가 그리울 정도다. 제주에서 3년째 살아보니 한국 사람들이 왜 제주살이를 꿈꾸는지 알 것 같다.

Q. 휴식일에 제주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하는 등의 취미가 있나.

주로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낸다. 풍경이 좋은 곳에서 바람을 쐬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닌다. 여름엔 주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슈하스쿠’라는 브라질 전통 바비큐가 있다. 브라질에선 바다 근처에서 ‘슈하스쿠’를 즐기곤 한다. 브라질이 생각날 땐 여자친구와 집에서 ‘슈하스쿠’를 해 먹곤 한다. 동료 외국인 선수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함께할 때도 있다.

제주 SK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제주 선수가 극복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이동 거리다. 제주는 원정 이동에 대한 부담이 다른 팀보다 크다. 제주 3년 차로서 원정 이동에 따른 부담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나.

그게 왜 어렵나(웃음). 나는 브라질에 있을 때 16~17시간씩 원정을 다녔다.

Q. 아.

제주에서 어딜 가든 ‘원정 이동이 그렇게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힘들다’ 싶으면 브라질 시절을 떠올린다. 그럼 시간이 빠르게 간다(웃음).

Q. 제주 합류 전엔 브라질 북부 아마존 열대 우림 지대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를 연고로 한 아마조나스에서 뛰었다. 한국에선 ‘아마존 클럽’이란 것에 큰 호기심을 느낀 팬이 많다. 어떤 팀이었나.

아마존 클럽이라고 해서 환경이 크게 나쁘진 않았다. 우선, 그 팀에 오래 있었던 게 아니다. 아마조나스에 짧은 시간 몸담았지만, 분위기나 환경 등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제주와 비교하면 조금 부족할 순 있을 것 같다. 제주는 운동, 생활 환경 등 모든 게 완벽한 까닭이다. 처음 제주에 와서 놀랐던 게 한둘 아니다. 모든 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체계적이었다.

제주 SK. 사진=이근승 기자
Q. 제주에 처음 왔을 때 목표했던 것을 얼마큼 이뤄 나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아직 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내 꿈은 제주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거다. 내 인생에서 제주란 팀은 정말 소중하다. 제주가 나의 인생을 바꿔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질에 있을 때 제주를 그리워하는 데는 제주 구성원들을 진심으로 가족처럼 느끼는 이유도 있다. 진짜로 브라질 집에 있는데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웃음). 프로 생활을 하면서 모든 구성원이 가족처럼 느껴지는 팀은 제주가 처음이다. 나는 제주에서 받은 사랑과 감사함에 꼭 보답하고 싶다. 그 보답은 우승컵 말곤 없는 것 같다. 제주 유니폼을 입고 꼭 우승하고 싶다.

Q. 이탈로를 보면, 진짜 잘 뛴다. 특히, 여름철 무더위가 심해질수록 더 잘 뛴다. 그 무한한 체력은 타고난 건가.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잘 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도 경기를 치르다 보면 숨이 차오를 때가 있다.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가족을 떠올린다. 언제 어디서나 응원하는 팬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그럼 힘들어도 멈출 수가 없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에너지가 나온다. 그 힘으로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뛰는 것 같다.

Q. K리그1 3년 차다. K리그1은 어떤 리그라고 느끼나.

K리그1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에겐 정말 어려운 리그다. K리그1에선 피지컬이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고 기술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 기술이 대단히 좋다. 나도 제주 데뷔 시즌 땐 적응이 순조롭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했다. K리그1만의 특색이 있기 때문에 이 리그와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훈련 중인 이탈로(사진 맨 오른쪽에서 세 번째). 사진=이근승 기자
Q. 제주엔 어린 선수가 많다. 제주의 간판선수로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들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있을까.

맞다. 우리 팀엔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어린 선수가 여럿이다. 내가 그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거다. 오늘 훈련이나 경기에서 조금 부진했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생각해 보라. 재능과 능력을 증명해서 제주 유니폼을 입은 거다. 자신감을 느끼고 자기의 장점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생각했으면 한다. 자기를 제주의 일원으로 만들어준 그 장점을 계속해서 살려 나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K리그1에서 뛰며 ‘볼을 참 잘 찬다’고 느낀 선수를 몇 명 꼽아줄 수 있을까.

세징야. 세징야는 볼을 진짜 잘 찬다. 울산 HD의 보야니치, 이동경도 ‘볼을 정말 잘 찬다’고 느꼈다. 포항 스틸러스에 있다가 전북 현대로 둥지를 옮긴 오베르단도 놀라울 정도로 많이 뛰고 볼을 잘 차는 미드필더다.

이탈로는 제주 SK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선수다. 이탈로는 그런 팬들의 사인이나 사진 요청에 항상 밝은 미소로 응한다. 사진=이근승 기자
Q. 이탈로를 계속 땀 흘리게 하는 가장 큰 동기부여는 무엇인가.

가족과 축구에 대한 사랑이다. 세상엔 수많은 직업이 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전력을 다할 수 없다. 나는 어릴 적부터 축구선수를 꿈꿨다. 지금은 그 꿈을 이뤄 축구선수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꿈같은 삶을 살고 싶다. 그러려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축구선수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내 가족, 제주 식구들에게도 감사하다.

Q. 어릴 적부터 쭉 축구와 함께하고 있다. 축구가 왜 그리 좋은가.

음. 현재 축구는 내 삶에 안정감을 준다(웃음). 좀 더 현실적으로 얘기하면 수입이다. 축구선수란 직업이 다른 직업보다 높은 수입을 가져다주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가족과 여자친구를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축복이다. 지금은 그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고.

제주 SK 이탈로(사진 왼쪽),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한국에서 처음으로 감독과 통역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코스타 감독과 주로 어떤 얘기를 나누나.

맞다. 코스타 감독님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아주 편안함을 느낀다. 구단 통역이 많이 도와줘서 1, 2년 차 때도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확실히 통역을 거치는 것과 직접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건 차이가 있다. 올해는 코스타 감독님이 쓰는 단어 하나하나, 뉘앙스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님의 축구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평소엔 감독님과 축구와 전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코스타 감독님과 대화를 나눌수록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Q. 이유가 있을까.

코스타 감독님은 외국인 선수뿐 아니라 한국 선수들과도 깊은 관계를 이어가려고 노력하신다. 그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 감독님은 선수 개개인의 장점, 성격, 특징 등을 세세히 파악하고 다가가신다. 코스타 감독님은 제주를 더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는 지도자다.

Q. 올해는 K리그2 강등 부담이 적다. 초반이긴 하지만 올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서 예년과 다른 점도 있을까.

변화가 있는 시즌인 건 맞지만, 크게 와닿는 건 없다. 우린 지난 2년 동안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K리그2 강등 위기에 직면했었다. 머릿속이 대단히 복잡한 시간이었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K리그1 파이널 A에 들어야 한다. 그게 최소한의 목표다. 파이널 A에 진입한다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최선을 다해서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

제주 SK 이탈로. 사진=이근승 기자
Q. 향후 10년 정도 지났을 때 제주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구단 클럽하우스에 우승컵을 들고 찍은 사진이 걸려 있길 바란다. 구단 레전드엔 내국인, 외국인 선수 구분이 없지 않나. 제주 팬들에게 ‘제주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제주의 레전드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제주 팬들의 가슴 속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나의 꿈이다.

Q. 제주 팬들에게.

팬들에겐 늘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팬들은 언제 어디서나 응원을 보내주신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다. 조금만 더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동계 훈련부터 명확한 방향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린 분명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팬들과 더 많은 승리를 기념하고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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