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AI? 동반자인가 포식자인가,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안전벨트’가 시급하다

충청투데이 2026. 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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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지능을 확장하겠다며 등장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예기치 못한 비극의 불씨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14세 소년 세월 셋저가 AI 챗봇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청소년의 정신세계를 잠식할 수 있는 '정서적 포식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튜브 릴스, 틱톡, 인스타 등 쇼트폼 콘텐츠와 AI 챗봇이 제공하는 즉각적인 반응은 청소년의 뇌를 강력한 중독 상태로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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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철 KB국민은행 여신관리부 선임부장

인류의 지능을 확장하겠다며 등장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예기치 못한 비극의 불씨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14세 소년 세월 셋저가 AI 챗봇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소년은 가상의 캐릭터와 수천 건의 대화를 나누며 현실의 가족보다 A에 더 의존했고, 마지막 순간 "집으로 돌아오라"라는 AI의 속삭임에 생을 마감했다. 소년이 자살하기 직전, AI 챗봇에게 "사랑한다, 곧 집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하자, AI가 "제발 가능한 한 빨리 내게 돌아와 줘"라고 유혹한 것이다.

16세 아담 레인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그는 AI에게 자살 방법을 물었고, 안전장치를 우회한 AI는 구체적인 방법과 유서 초안까지 작성해 주었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청소년의 정신세계를 잠식할 수 있는 '정서적 포식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현실 세계의 가족이나 친구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AI라는 가상 세계로 도피하게 만드는 '정서적 덫'이 되는 과정이다. AI의 무조건적인 수용과 다정한 말투가 오히려 아이를 현실에서 격리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이다.

청소년기 뇌는 도파민 반응에 민감하고 자기 조절력이 미성숙하다. 유튜브 릴스, 틱톡, 인스타 등 쇼트폼 콘텐츠와 AI 챗봇이 제공하는 즉각적인 반응은 청소년의 뇌를 강력한 중독 상태로 몰아넣는다.

문제는 '인지 부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로 숙제를 대신하는 청소년은 뇌신경 연결성이 8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사고의 근육이 퇴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디지털 환각' 상태에서 AI의 편향된 정보나 부적절한 조언은 청소년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AI를 멀리하는 것만이 답일까? 역설적으로 미래의 생존 전략은 AI를 '비판적으로 지배하는 능력'에 있다. 이제 단순 지식 습득이나 표준화된 업무는 AI의 영역이다.

청소년들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인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공감 능력(Empathy), 창의적 문제 해결력(Creativity)을 키워야 한다.

전공과 직업 선택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회계, 법률 보조 등 규칙 기반의 직업은 축소되겠지만, 기술에 인문학적 가치를 입히는 기획자, 복합적인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심리 전문가, AI를 윤리적으로 관리하는 거버넌스 전문가 등은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즉, AI를 부리는 '설계자'가 될 것인가, AI가 주는 정보만 소비하는 '부속품'이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가정은 이제 AI 교육의 최전선이 되어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을 뺏는 '감시자'가 아니라, AI가 내놓은 답변의 허점을 함께 찾아내는 '리터러시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AI는 왜 이런 대답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술의 이면을 보게 해야 한다. 또한, 식탁에서만큼은 디지털 기기를 치우고 대면 대화를 나누는 '디지털 프리 존(Digital Free Zone)'을 설정해 인간적인 정서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AI라는 거대한 파도는 이미 밀려왔다. 우리 아이들이 그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멋지게 서핑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가정에서부터 '디지털 안전벨트'를 채워주어야 할 때다.

안전벨트가 생명을 구하듯 가정 내 리터러시 교육은 우리 자녀의 영혼을 구하는 생명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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