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TV 볼륨, 답답한 귀…‘소리 없는’ 불청객 ‘난청’
사람 많은 식당·카페서 말소리 놓치기도
원인 다양…소음 차단·혈관질환 관리 필요
조기 발견하고 필요 시 보청기 착용해야

TV 소리가 잘 안들려 올린 볼륨이 어느새 최대치에 가까워졌다. 식당에서 맞은편 사람 말을 자꾸 놓친다. 귀가 먹먹하고 이따금 ‘삐-’ 소리가 들리지만 아프지는 않다. ‘나이 탓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렇게 난청은 조용히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난청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에서 뇌의 청각 담당 부위로 이어지는 신경 경로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통증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다. 조용한 환경에서 대화할 때는 큰 불편이 없다. 문제는 사람이 많은 식당, 넓은 강당, 여럿이 함께 있는 자리다. 그런 상황에서 유독 말소리를 놓친다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난청이 진행되면 본인이 내는 말소리도 점차 커진다. 작은 소리는 안 들리고 큰 소리는 지나치게 시끄럽게 들리기도 한다. 이명이나 현기증, 귀가 꽉 찬 느낌이 동반되는 일도 있다.
이현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명이나 어지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밀 청력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청력 감소는 30대부터 시작되지만, 말소리를 듣는 데 지장이 생긴다고 느끼는 때는 대개 40~60대부터다. 특히 경도 난청(25~40㏈)을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조용한 자리에서는 대화가 가능하지만, 식당이나 카페처럼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말소리를 자꾸 놓치기 시작하는 단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0대 남성 35.6%, 70대 이상 남성 59.6%가 경도 난청 이상에 해당했다. 여성도 60대 23.9%, 70대 이상은 58.6%로 절반을 웃돌았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염증성 질환이 원인이면 약물로 치료한다. 외이나 중이의 구조적 이상은 수술로 교정한다.
내이 손상으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보청기를 사용한다. 보청기는 개인 청력 상태에 맞게 정밀하게 조정해야 하며, 착용 후에도 정기적인 청력 검사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청기로도 청력 회복이 어려운 고도난청일 때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고려한다.

불가피하게 소음이 심한 환경에 있어야 한다면 귀마개나 소음차단 헤드셋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장년층에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혈관질환도 청력 저하와 관련이 있으므로 이를 관리해야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청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빠른 검사와 재활이 중요하다. 이현진 교수는 “난청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인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면 의사소통 장애와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질병관리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