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TV 볼륨, 답답한 귀…‘소리 없는’ 불청객 ‘난청’

이휘빈 기자 2026. 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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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 자각하기 어려워
사람 많은 식당·카페서 말소리 놓치기도
원인 다양…소음 차단·혈관질환 관리 필요
조기 발견하고 필요 시 보청기 착용해야
난청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에서 뇌의 청각 담당 부위로 이어지는 신경 경로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클립아트코리아

TV 소리가 잘 안들려 올린 볼륨이 어느새 최대치에 가까워졌다. 식당에서 맞은편 사람 말을 자꾸 놓친다. 귀가 먹먹하고 이따금 ‘삐-’ 소리가 들리지만 아프지는 않다. ‘나이 탓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렇게 난청은 조용히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난청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에서 뇌의 청각 담당 부위로 이어지는 신경 경로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통증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다. 조용한 환경에서 대화할 때는 큰 불편이 없다. 문제는 사람이 많은 식당, 넓은 강당, 여럿이 함께 있는 자리다. 그런 상황에서 유독 말소리를 놓친다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아래 항목 중 3가지 이상이라면?
난청은 스스로 확인하기 어렵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이 제시하는 자가진단 항목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가 어렵다 ▲상대방 말이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린다 ▲TV·라디오 볼륨을 자꾸 올리게 된다 ▲여자나 아이 목소리를 알아듣기 어렵다 ▲귀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말해달라고 자주 요청한다 등 6가지 중에서 3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청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난청이 진행되면 본인이 내는 말소리도 점차 커진다. 작은 소리는 안 들리고 큰 소리는 지나치게 시끄럽게 들리기도 한다. 이명이나 현기증, 귀가 꽉 찬 느낌이 동반되는 일도 있다.

이현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명이나 어지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밀 청력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0대부터 청력 떨어져…원인은 다양
연령에 따른 청력의 변화. 질병관리청
난청의 원인은 다양하다. 선천성 난청의 경우 유전 요인이 약 절반을 차지한다. 이 밖에 장기간 소음에 반복 노출되는 소음성 난청이 있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머리 부상, 특정 약물에 의한 난청도 있다. 노화에 따라 달팽이관 신경세포가 퇴행하면서 청력이 서서히 저하되는 노인성 난청도 흔하다. 

청력 감소는 30대부터 시작되지만, 말소리를 듣는 데 지장이 생긴다고 느끼는 때는 대개 40~60대부터다. 특히 경도 난청(25~40㏈)을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조용한 자리에서는 대화가 가능하지만, 식당이나 카페처럼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말소리를 자꾸 놓치기 시작하는 단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0대 남성 35.6%, 70대 이상 남성 59.6%가 경도 난청 이상에 해당했다. 여성도 60대 23.9%, 70대 이상은 58.6%로 절반을 웃돌았다.

진단은 청각검사로, 치료는 원인에 따라
클립아트코리아
진단은 병력 청취와 함께 순음청력검사·어음청각검사를 기본으로 한다. 필요한 경우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선천적으로 난청 위험이 있는 미숙아나 가족력이 있는 신생아는 출생 직후부터 청력 평가가 권장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염증성 질환이 원인이면 약물로 치료한다. 외이나 중이의 구조적 이상은 수술로 교정한다. 

내이 손상으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보청기를 사용한다. 보청기는 개인 청력 상태에 맞게 정밀하게 조정해야 하며, 착용 후에도 정기적인 청력 검사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청기로도 청력 회복이 어려운 고도난청일 때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고려한다.

이어폰 음량은 60% 이하, 빠른 검사도 도움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음량은 최대치의 60% 이하로 유지하고, 1시간마다 10~20분은 귀를 쉬게 하는게 좋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음량은 최대치의 60% 이하로 유지하고, 1시간마다 10~20분은 귀를 쉬게 하는 게 좋다.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큰 볼륨으로 장시간 사용하는 습관이 반복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청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소음이 심한 환경에 있어야 한다면 귀마개나 소음차단 헤드셋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장년층에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혈관질환도 청력 저하와 관련이 있으므로 이를 관리해야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청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빠른 검사와 재활이 중요하다. 이현진 교수는 “난청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인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면 의사소통 장애와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질병관리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건강은 행복의 기본이자 최고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묻습니다. ‘건강하세요?’ 넘쳐나는 건강 정보 속, 따뜻한 안부 인사 같은 이 코너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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