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횡령' 푸른저축은행 사외이사, 구혜원 거수기 전락[더시그널]

신연수 기자 2026. 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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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국내 유일 상장 저축은행인 푸른저축은행에서 자본금의 69%에 달하는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인데, 이번 사태로 보수적인 대출 포트폴리오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워 온 구혜원 회장의 리더십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푸른저축은행 본점 대출 담당 A 전무는 수년에 걸쳐 104억1700만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했다.

푸른저축은행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있지만 모두 비상근감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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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익 50% 이상 빼돌려
거래 정지·상폐 위기…구혜원 리더십 생채기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과 푸른저축은행 주식 차트 현황. / 사진=푸른저축은행, 네이버증권.

|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국내 유일 상장 저축은행인 푸른저축은행에서 자본금의 69%에 달하는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인데, 이번 사태로 보수적인 대출 포트폴리오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워 온 구혜원 회장의 리더십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 이후 푸른저축은행 주식매매 거래는 정지됐고,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심사에 돌입,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에서는 푸른저축은행이 상근감사위원을 두지 않아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푸른저축은행은 2020년 금융거래 실명 확인 의무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의 기관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전 임직원 사후 횡령 사실 드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푸른저축은행 본점 대출 담당 A 전무는 수년에 걸쳐 104억1700만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했다. 지난해 회사 자본금 기준 69%, 현금및현금성자산 37.1% 수준이다.

A 전무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대출 서류를 조작하거나 고객이 상환한 원리금을 개인 계좌로 빼돌리는 등 수법을 사용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고, 약 2주 뒤 회사 측은 영업점을 찾은 고객이 이상 거래를 발견하면서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횡령 규모는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총횡령액은 지난해 자본금 기준 69%, 자기자본의 3.25%, 현금및현금성자산의 37.1% 수준이다. 또 당기순이익(198억원)의 52.6%에 해당한다.

▲금융당국 예의주시… 현장 검사 검토

금융당국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푸른저축은행 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자체 감사 진행을 지시했다. 필요시 현장 검사에도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부터 회사의 주식 매매를 정지했으며, 내달 13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현행 규정성 코스닥 상장사 임직원이 자기자본의 3% 이상을 횡령·배임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유지와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횡령 사고 후 코스닥 상장을 유지했던 사례는 오스템임플란트와 계양전기가 있다. 두 기업 모두 영업이익이 견고하고 사고 관련 인물이 경영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조치하는 등 내부통제를 개선했다. 또 횡령액을 적극 회수하려는 노력을 한 점 등이 참작돼 상장이 유지됐다.

회사는 199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저축은행 업계에서 유일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 왔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도 다수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와 함께 상장폐지됐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 지위를 지켜냈다.

푸른저축은행은 A 전무를 예금 유용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다만 그가 지난달 중순 사망한 것으로 전해져 횡령금 회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횡령 피해가 발견되면 과실이 있는 임직원이 배상하지만 피의자가 사망한 만큼 배상 책임이 회사에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푸른저축은행 관계자는 "피해 고객들과 보상 금액에 대해 합의를 마쳤으며 횡령금 회수를 위해 A 전무의 재산 조회 등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푸른저축은행 사외이사 등의 활동 내역. / 사진=금융감독원.

▲내부통제 작동 의문

업계에서는 횡령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 만큼, 전 임원이 장기간에 걸쳐 횡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심의 눈총을 보낸다.

업계 관계자는 "104억원이란 금액은 한 번에 빼돌리기 어려운 규모"라며 "여러 차례에 나눠 횡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푸른저축은행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있지만 모두 비상근감사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상시 점검 기능이 제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외이사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푸른저축은행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푸른저축은행은 지난해 총 14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구성원은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감사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에서도 모든 내용을 가결 처리하면서 사외이사의 감시·견제 기능은 사라지고 구혜원 회장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혜원 회장 리더십 '흔들'

구혜원 회장의 리더십에 생채기가 난 형국이다. 그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보수적인 대출 포트폴리오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형 횡령 사고로 인해 내부통제 실패의 민낯이 금융권 전반에 드러났다.

특히 횡령 주체가 일반 직원이 아닌 임원급이라는 점에서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오너일가의 책임 문제와 지배구조 이슈도 함께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른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실패와 관련해 "현재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그러한 부분이 확인되면 보완 작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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