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감돈 삼성·불만 터진 하이닉스…엇갈린 반도체 주총 풍경[이상현의 전자수첩]

이상현 2026. 3. 26.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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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부터 다양한 가전 신제품, 전자 산업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을 수첩에 옮기듯 기록하는 코너입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인식 속에서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가 형성된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높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성과를 왜 바로 돌려주지 않느냐"는 요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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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반도체부터 다양한 가전 신제품, 전자 산업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을 수첩에 옮기듯 기록하는 코너입니다.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궁금했던 신제품의 후기나, 기술·산업의 뒷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같은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주주들의 온도차는 예상보다 컸다.

먼저 삼성전자 주총장은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지난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총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가족 단위 주주들이 모여들며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요즘은 그래도 좀 기대해볼 만한 것 같아요.”

현장에서 만난 한 주주의 말처럼, 지난해 주가 부진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실적 회복 기대감이 분위기를 바꿔놓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주총장 로비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AI) 전시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일부 주주들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행사를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작년 주총에도 참석했다는 한 주주는 “당시에는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올해는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관심은 여전히 반도체에 집중됐지만, 질문의 톤은 ‘우려’보다는 ‘회복 가능성’에 가까웠다.

반면 25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주총장은 전혀 다른 공기가 흘렀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예상보다 부족한 주주환원 정책에 불만을 터트렸다.

한 개인 투자자는 “3년째 주총에 참석하고 있는데 이렇게 돈을 많이 벌면서도 회사는 100조원을 모아야 한다고 한다”며 “나중에는 200조를 이야기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예탁증서(ADR)를 왜 신주로 발행하는지도 의문이고 주주환원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영업이익이 40조원이 넘었으면 특별배당을 더 해야 한다고 본다”며 “현재 배당 수준은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차이는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인식 속에서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가 형성된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높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성과를 왜 바로 돌려주지 않느냐”는 요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의 경우 지난해 분위기가 워낙 안좋았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진들의 입장 역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 불황을 겪었던 경험을 비춰보면 거둬들인 이익 모두를 마냥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환원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이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만큼 미세한 차이가 제품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조원에 달하는 장비나, 수백조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 역시 선제적으로 단행하지 않으면 곧바로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도 제기된다.

곽노정 사장 역시 “현재는 투자 확대를 위한 과정”이라며 “순현금을 확보해 향후 사이클에서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이 지나면 주주가 기대하는 수준의 주주환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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